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2030 달라졌다…취준생 80% "블루칼라 기피 안한다"
32,073 160
2025.01.07 08:41
32,073 160

배윤슬(32)씨는 2017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일반 사무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2년가량 만인 2019년 도배사로 진로를 틀었다. 노력을 들인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다.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배씨는 7년차 팀장급 도배사로 성장해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는 배씨는 “사무직으로 일했을 때보다 돈을 평균적으로 50%가량 더 번다”고 말했다.
 

 

도배사 배윤슬(32)씨가 지난해 12월 한 주택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도배사 배윤슬(32)씨가 지난해 12월 한 주택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2030세대 사이에서 육체노동 위주인 ‘블루칼라’ 일자리에 우호적인 트렌드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앙일보가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2일까지 2030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3.4%가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인식으로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44.4%가 “중립”이었고, 2.2%만 “부정적”이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은 조선 시대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 문화에 따라 블루칼라를 낮잡아 보는 경향이 뿌리 깊었는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신재민 기자

 

미취업 상태인 2030세대로 한정해 “향후 블루칼라 직종으로 취업하는 건 어떤지” 물었더니, 28.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51.9%가 “중립”, 19.4%만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질문한 결과 47.2%가 도배사 배씨처럼 “노력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가장 임금이 높은 블루칼라 일자리로 알려진 특고압 케이블 작업공의 경우 하루 8시간씩 한 달(근무일 20일 기준) 동안 일하면 평균 840만원을 벌 수 있다.

 

또한 블루칼라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조직생활 스트레스(실적·승진 압박 등)가 덜할 것 같다”(21.3%)는 답변 비중도 컸다. 일과 개인생활을 엄격히 구별하고 부당한 대우에 불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2030세대들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육체노동 자체의 매력이 있다”(12.4%)는 응답도 상당했다. 타일공 교육을 받고 있는 정모(35)씨는 “내가 땀 흘린 만큼 세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년 없이 평생 직장으로 일할 수 있는 점도 블루칼라의 매력이다. 최근 대기업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중심으로 4050세대 상당수가 회사에서 떠밀리는 ‘신(新)사오정’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블루칼라의 매력은 더욱 상승한다. 화이트칼라에 비해 시간 활용이 유연하다는 점 역시 블루칼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가장 일하고 싶은 블루칼라 업종으로 산업 생산(28.1%) 분야가 꼽혔다. 이와 관련해 2023년 초 현대차가 생산직 신입사원을 10년 만에 뽑았을 때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며 ‘킹산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억대에 가까운 연봉과 정년까지 다닐 수 있다는 안정성이 매력으로 꼽혀서다.

 

신재민 기자

현재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설문조사 참가자 가운데 35.5%는 블루칼라 직종으로 전직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광고대행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김모(38)씨는 “인공지능(AI)이 내 현재 일자리를 위협하는 거 같아 요즘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블루칼라 업종으로 전직을 진지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분석 업체인 IDC는 “2027년까지 일상적인 마케팅 업무의 30%를 생성형 AI가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30세대가 블루칼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블루칼라 취업 비중의 증가세로 이어진다. 6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의 39세 이하 취업자 가운데 단순노무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연평균 1.52%에서 2023년 2.57%로 뛰었다. 같은 기간 고숙련 블루칼라 중심인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비율은 2.34%에서 2.77%로 올랐다. 송준행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10년 사이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배달대행 산업 등이 급성장한 결과 블루칼라 일자리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면도 있다는 이야기다.
 

신재민 기자

 

해외에선 젊은 층의 블루칼라 선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미국에서 대학 진학 대신 기술직을 선택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가 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들을 ‘공구벨트 세대’(Toolbelt generation)라고 이름 붙였다. 공구벨트 세대들은 ‘비싼 대학 학비를 고려하면 대학 진학 후 화이트칼라로 일하는 것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블루칼라로 일하는 게 생애 전체적으로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한국도 청년들의 블루칼라 선호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전망이 나온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13070

목록 스크랩 (4)
댓글 16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스알엑스 체험단 100명 모집💙 신입 코스알엑스 보습제 더쿠 선생님들께 인사드립니다! 720 04.18 63,5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78,1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41,41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63,31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931,50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40,41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4 20.09.29 5,662,0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18,73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709,74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72,29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8127 기사/뉴스 [단독]사이드미러 날아차기 범인은 中 관광객 (테슬라 사이버트럭 부순사람) 00:43 26
348126 기사/뉴스 "새벽 벼락 소리 나더니…" 빨대처럼 꺾인 풍력발전기 미스터리 12 00:14 1,837
348125 기사/뉴스 [다시 간다]주택 골목까지 파고든 ‘캠핑카 알박기’ 9 00:13 1,195
348124 기사/뉴스 앞으로 병원 수술실이나 식품 조리장 같이 감염이나 위생관리가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는 장애인이 보조견과 함께 다닐 수 있게 됩니다. 10 04.22 1,198
348123 기사/뉴스 김민석 "한대행 대선출마 '노코멘트'는 '예스'…반기문보다 더 추할 것" 13 04.22 808
348122 기사/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왜 IMF와의 협상 과정에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까? 20 04.22 1,776
348121 기사/뉴스 장하준, 한덕수 대미 통상협상에 "미국에서 밀가루 받아먹던 멘탈리티" 7 04.22 900
348120 기사/뉴스 [대선언팩] “용산보다 안전”… 보안 큰 문제없다 6 04.22 1,351
348119 기사/뉴스 성평등을 ‘성평등’이라 말하지 못하고···민주당 젠더 공약 퇴보 조짐 50 04.22 2,224
348118 기사/뉴스 제니, 美 ‘코첼라’ 솔로 무대 마무리 “잊지 못할 것” 2 04.22 637
348117 기사/뉴스 유튜브 뮤직 950만 구독자 움직일까… 음원사, 분리 구독에 촉각 9 04.22 1,331
348116 기사/뉴스 미야오 나린 "졸업 사진 명품 옷은 엄마 것"…비화 고백 11 04.22 4,150
348115 기사/뉴스 한덕수 ‘저자세 외교’에 마늘협상 재현?…정부 안팎 한숨 13 04.22 1,020
348114 기사/뉴스 '노무사 노무진' 유령보는 정경호, 5월 30일 첫 방송 확정 4 04.22 1,189
348113 기사/뉴스 임윤아, 미담 또 나왔다…사비 들여 스태프들에 '통 큰 선물' 3 04.22 1,217
348112 기사/뉴스 관식아, 영범이는 처음이지?…박보검, 이준영과 '칸타빌레' 상견례[이슈S] 2 04.22 970
348111 기사/뉴스 니엘도 나인우도, 3년 대기하다 군면제...행정 미비가 낳은 연예계 미필자 [Oh!쎈 이슈] 7 04.22 1,893
348110 기사/뉴스 아이브, 데뷔 첫 日 드라마 OST 발매 4 04.22 469
348109 기사/뉴스 “SHE”…소속사 세운 니엘, 신보 베일 벗는다 1 04.22 488
348108 기사/뉴스 [단독] 현영, '명품 사은품 되팔이' 논란에 입 열었다..업체 측도 '해명' 3 04.22 3,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