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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철조망 DMZ가 핫플 됐다…'쓱타벅스' 된 스벅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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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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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 타는 ‘지자체·스벅 동맹’
 

그래픽=김호준

 

시장이 나서도 어렵다 ‘스벅 유치 전쟁’


분단의 역사 현장이자 북한이 코앞에 보이는 최전방, 스타벅스는 그곳에도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29일 스타벅스는 김포 애기봉생태공원점을 오픈했다. 이곳에 들러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면 일반 매장에 가는 것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한다. 군 검문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애기봉생태평화공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 입장권을 구매해야 방문할 수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북한 개풍군과 불과 1.4㎞ 정도 거리인 군사 접경지라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기 때문이다. 커피 한잔 마시자고 이 수고를 기꺼이 감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놀랍도록 많은 사람이 이 수고를 기꺼이 감내한다. 김포시에 따르면 스타벅스 개점으로 애기봉 방문객은 평일 8배, 주말 5배(야간개장 2.5배)가량 늘었다. 이쯤 되면 스타벅스가 생색을 낼만도 한데, 스타벅스의 반응은 놀랍도록 고요하다.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김포시다. 오픈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김병수 김포시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시장은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평화의 개념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타벅스 유치를 추진했다”며 스타벅스 홍보팀 역할을 자처했다.

 

스타벅스의 홍보 원칙 중엔 이런 게 있다. 전 세계 정치적·종교적 이슈에 스타벅스가 언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애기봉은 분단부터 지금까지 남북관계의 우여곡절이 오롯이 담긴 정치·역사의 현장이다. 1954년 한 병사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소나무에 전구를 단 것을 시작으로 애기봉 철탑은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에 체제 우월을 뽐내듯 북한을 향해 밝은 빛을 점등해왔다.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으로 시설물 철거가 합의되면서 애기봉은 빛을 잃었지만, 연평도 포격(2010년) 등 남북관계에 따라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유치에 실패했지만 전력투구했던 사례도 있다. 대전광역시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유치 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6월 이장우 대전시장이 스타벅스의 고장 시애틀을 방문했고, 이곳에서 스타벅스 관계자를 만났다. 이 시장은 귀국 직후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유치 제안서를 만들어 신세계 측에 정식 제안하라”고 지시한 후 공식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꿈은 야무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이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 없었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소수 매장이다. 세계 각지 리저브 매장에 공급될 원두를 직접 볶는 매장으로, 스타벅스 매장 중에서도 최고급 매장으로 여겨진다. 미국 3곳, 중국 1곳, 이탈리아 1곳, 일본 1곳 등 전 세계 4개국 총 6곳뿐이다. 결국 대전시는 지난해 11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유치는 중단한다”고 물러섰다. 시애틀에서 태생한 대전시장의 청사진은 공표 넉 달 만에 없던 일이 되며, 해프닝으로 끝났다.

 

스벅은 왜 지자체와 손을 잡았나

 

-생략-

 

김주원 기자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들고나온 묘책이 특화 매장이다. 제주도, 강릉 등 대표 관광지에 지역 특성을 살린 매장을 연다. 더제주송당파크R점이나 더춘천의암호R점이 대표적이다. 도심 곳곳에도 이색 콘셉트 매장을 선보인다. 1호점 이대점은 25년 만에 리뉴얼했고, 서울 경동시장에는 폐극장을 리뉴얼한 경동1960점을 열었다. 대구에는 100년 전통 한옥을 살려 대구종로고택점을 오픈했다. 건물부터 경관까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구성해 스타벅스 자체를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아이디어에 지자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것은 물론이다. 경기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적지 않은 지자체장이 직원들에게 ‘스타벅스와 컨택하라’는 지시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쇠락하고 있는 지역 명소에 스타벅스를 유치하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에는 관광지에 점포를 유치하려는 지자체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과 도시의 협업 성공 비법은

 

전문가들은 기업-지자체 협업에 반짝 효과만 기대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브랜드 효과는 언제 꺾일지 모르는 변수가 많고, 협업의 효과가 실제 나올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 특히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에만 목을 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국가브랜드 개발추진단에 참가한 박상희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점의 경우 북한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낼 수 있다”며 김포시와 스타벅스가 윈윈한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스토리 없이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묻지마 유치전’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조언이다. 박 교수는 “브랜드 유치가 지역 주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면 정책과 주민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세심하고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1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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