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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아마존 활명수’… 한국 영화, 지구 반대편서 찍은 이유는

무명의 더쿠 | 01-07 | 조회 수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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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오래 있을 것도 아이다. 여기를 톨게이트라고 생각하자고. 미국 가는 톨게이트.”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게 된 국희(송중기)네 가족은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로 도망치듯 떠난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순박했던 청년 국희가 콜롬비아의 의류 밀수 사업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누아르. 국내 최초로 콜롬비아 현지에서 촬영해 장대한 안데스산맥의 풍광과 남미 특유의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을 담아냈다.

브라질 아마존에서 촬영한 영화 ‘아마존 활명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찍은 드라마 ‘수리남’처럼 한국 콘텐츠가 지구 반대편까지 개척하고 있다. 1957년 영화 ‘이국정원’의 홍콩 촬영으로 시작된 한국 영화의 해외 로케이션(현지 촬영)은 미국·유럽·중동·아프리카를 거쳐 이젠 남미까지 영토를 넓혔다. 2019년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호황을 맞은 당시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비슷한 시기 영화 ‘교섭’ ‘모가디슈’ ‘비공식작전’ 등 해외 로케이션이 급증했다. 국내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신선한 장소를 발굴하려는 수요와 해외 영화·드라마를 유치하려는 제3세계의 정책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영화 ‘보고타’는 2019년 말 크랭크인 해 2020년 3월 코로나 유행으로 철수하기까지 약 3개월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촬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의 촬영지로 주목받은 이후, 콜롬비아는 적극적으로 해외 콘텐츠를 유치하려는 정책을 폈다. ‘보고타’는 콜롬비아 내 지출의 35%를 돌려받는 세제 혜택으로 제작비를 대폭 절감했다. 제작사 이디오플랜의 박성일 대표는 “CG 기술이 발전했지만 ‘보고타’처럼 생활 밀착형 영화의 경우 그 지역의 공기까지 스크린에 재현해내야 한다”고 했다. “콜롬비아는 미국에서 가깝기도 하고, 안데스산맥·카리브해 등 자연경관이 다채로워서 할리우드에서도 각광받는 촬영지다. 인건비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라 한국 스태프는 최소 인원만 가고, 현지 스태프를 최대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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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주연의 코미디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이동 시간만 40시간, 브라질 아마존에서 사전 답사를 포함해 7개월간 촬영했다. 전 양궁 국가대표가 백발백중 활 솜씨를 자랑하는 아마존 전사 3인방을 이끌고 세계 선수권 대회에 도전하는 이야기. 실제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이 영화에 등장하고, 원주민 출신 배우를 비중 있는 조연으로 캐스팅했다. 배우 류승룡은 “한국에서 찍을 수도 있었지만, 로케이션을 결정한 건 실제 원주민들의 얼굴 때문이었다”고 했다.

타국에 대한 편견과 부족한 문화 감수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약왕’ 조봉행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경우, 수리남 정부가 자국을 마약과 비리 국가로 묘사했다며 공식 항의해 영문 제목을 ‘Narcos-Saints(마약 성자)’로 바꿨다. ‘아마존 활명수’ 역시 브라질 원주민을 미개하게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고타’에서도 콜롬비아가 부정부패, 불법 밀수가 판치는 나라로 묘사돼 개봉 전부터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성제 감독은 “’나르코스’ 등 수위 높은 할리우드 영화를 만들어와서 그런지 오히려 콜롬비아 현지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80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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