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화자
공룡의 ‘가장 센’ 엄마
세 엄마 중 맏언니. 세 엄마 중에 제일 터프한 의리파. 남자한테 오만 잘난 척은 다 하면서
결국은 늘 속고 배신당하는 동생들을 정신 번쩍 나게 다그치고 토닥이고 이끌어 “술집 여자 그만하고 전집 사장하자” 설득해서 여기까지 온 언니다.
술집만 다니다가 결혼 한 번 못해본 건 똑같은데, 남자 많은 둘과 달리 연애경험도 딱 한 번이다.
마음주고 돈주고 몸주고 다 준 남자가 떠났을 때 인생을 남자 따위가 구원해줄 리 없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
인생은 원래 달콤한 와인도 구수한 막걸리도 아닌 쓰디쓴 소주 아닌가. 아무리 술집여자라도 정신차리고 살아야지, 강단있게 살아야지.
동생들 울리고 등쳐먹은 남자놈들 싸그리 쫓아가서 확 다 엎어버리고 눈물 콧물 빠지도록 혼구녕을 내주고 온다.
장미화
공룡의 ‘흥’ 많은 엄마
엄마품 아빠품보다 남자품이 제일 따뜻했다. 산전수전공중‘전’에서 남자손님을 가장 진심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여인이고
전집을 순식간에 술집처럼 만들 수 있는 뜨거운 여자다.
세 엄마 중에 가장 많은 연애를 했고 배신도 많이 당했고 눈물도 한강만큼 흘렸건만 아직도 남자 품에 안기고 싶다.
노래가 없어도 늘 허리와 엉덩이를 돌리며 리듬을 타는 언니다.
노래가 흐르면 걷잡을 수 없이 흔들어대며 오바한다, 중간을 모른다. 그 바람에 전도 태워 먹기 일쑤다.
이쁘고 가슴 크고 뮤지컬 배우 뺨치게 춤 잘 추고 노래 잘 불러서 남자 손님들한테 인기가 좋았다.
셋 중에 내가 제일 이쁘고 내 가슴이 제일 크고 내가 제일 인기 많다고 생각한다.
정나미
공룡의 ‘정’ 많은 엄마
함께 술집여자 하던 친구가 애 낳는 모습을 보는데 친구가 얼마 못 가 죽었다. 정나미는 지화자와 장미화한테,
우리가 뭐 시집을 갈 것 같지도 않고 사내놈 하나 못 키우겠냐,
열심히 정주면서 키워보자, 우리 나중에 얘한테 의지하고 살자고 나서서 설득한다.
그렇게 자기들 호적에는 올리지 못하는 아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바로 공룡이다.
나이가 들자 어울리지 않는 술집은 그만두고 전집을 차렸다. 굴곡진 인생답게 전집 이름은 산전수전공중‘전’이다.
셋 중에 내가 제일 이쁘고 내 가슴이 제일 크고 내가 제일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이쁘고 뮤지컬배우 뺨치게 노래 춤이 수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