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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단독]카카오, 위버스에 도전장...SM 업고 글로벌 팬덤 플랫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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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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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국내 최대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에 도전장을 내민다. 글로벌 팬들이 K-컬처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매출의 30%를 해외에서 벌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강력한 K-콘텐츠 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도 보유한 만큼 팬덤 플랫폼에서 겨뤄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변수다.

6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글로벌 팬덤 플랫폼 ‘베리즈(Berriz)’에 대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팬플랫폼사업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권기수·장윤중 카카오엔터 공동대표가 TF를 직속 조직으로 두고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베리즈 관련 상표권을 신청했다.

팬덤 플랫폼은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즐기면서 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다. 베리즈 역시 아티스트가 라이브 방송, 공연 영상, 게시글 등을 공유하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웠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상품 판매 등 커머스 기능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향이나 출시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팬덤 플랫폼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은 사실상 위버스가 독주하고 있다. 하이브 자회사(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위버스는 2023년 월평균 방문자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매출액은 출시 첫해인 2019년 782억원에서 2023년 337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위버스에 도전할 만한 서비스에는 ‘버블’ 정도가 꼽힌다. SM엔터의 관계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은 아티스트와 팬이 1대1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에 집중한다. 2023년 말 유료 구독자수 230만명을 확보했고 매출액은 757억원으로 아직 격차가 크다.


카카오엔터의 강점은 그룹 산하 엔터사 아티스트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M엔터(에스파, NCT 등), 스타쉽엔터(아이브 등), 이담엔터(아이유 등) 등 자회사를 통해 K-팝스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 배우 공유, 이병헌 등이 소속된 숲엔터, 비에이치엔터 등 배우 매니지먼트사와 광고모델 에이전시인 레디엔터도 산하에 있다.

특히 뮤직 사업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해외 아티스트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미국 대형 음반사인 컬럼비아레코드, RCA레코드를 비롯해 중국 텐센트뮤직 산하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QQ뮤직, 왕이원뮤직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팝스타 스눕독, 어셔 등과 협업 중인 미국 엔터사 감마, 영국 엔터사 문앤백과는 영국 보이그룹의 글로벌 데뷔를 준비 중이다.

베리즈는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어, 영어 외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동 번역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팬덤 플랫폼 시장 강자인 위버스의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이상인 만큼 초반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는 카카오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 2022년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21.6%에 불과했다. 이 목표를 지키기 위해 베리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은 성장성이 크다. IBK투자증권은 BTS가 ‘빌보드 핫 100’에 처음으로 올랐던 2020년 팬덤 경제 규모를 7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선 5년이 지난 현재 시장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본다. K-팝 글로벌 팬덤 대상이 소수 그룹에서 신인까지 확대됐고 관련 소비액도 늘었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배우, 모델 등으로 팬덤 저변도 넓어졌다.

다만 시장 성장성이 서비스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팬덤 사업에 뛰어들었던 IT 업계는 서비스 부진으로 잇따라 철수한 사례가 있다. 네이버는 2022년 ‘브이라이브’를 위버스에 양도했고 엔씨소프트는 2023년 ‘유니버스’를 디어유에 매각했다. 네오위즈 역시 지난해 팬덤 사업 자회사를 처분했다. 기존 서비스의 성장세도 최근 들어 주춤해졌다. 지난해 위버스의 이용자수는 900만명대로 꺾였고 버블은 200만명대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카카오 입장에선 아티스트 확보를 위해 협업이 필요한 SM엔터 관련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팬덤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고 K-컬처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며 "결국 아티스트를 꾸준히 영입할 수 있는 능력이나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527854?sid=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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