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스1) 서충섭 기자 = 179명의 희생자를 남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소식에 전국에서 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온 가운데 '귀신 잡는' 해병대도 참사의 현장에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5일 무안 국제공항에서 만난 해병대 전우회 전남연합회 회원들의 군복은 단연 눈에 띄었다. 구례와 장성 등 전남 각지에서 활동하던 연합회 간부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인 31일부터 매일 열댓 명씩 현장에서 봉사하고 있다.
대부분이 50대에서 70대까지의 노병들이었지만,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한복판에서 이들은 한 치도 몸을 움츠리지 않고 서서 끊임 없이 공항을 드나드는 차량들의 교통정리를 수행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의 대소사에는 발 벗고 나서는 해병전우회였지만 이번 참사에 임하는 마음은 남달랐다.
김용근 전남연합회장(70·부사관 125기)은 "모든 사연들이 다 눈물 없이는 듣지 못할 이야기지만 영광에서 팔순잔치로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어르신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평생 시골에서 사시다 떠난 해외여행이 그같은 비극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한탄했다.
유가족들 중에도 해병 전우가 있었던지, 해병 군복을 보고 다가와 경례하고 성명과 기수를 이야기한 유가족이 있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참담한 현장에서 만난 후배에게 고생한다고 위로하면서도 참 말로 다 하지 못할 심정이었다"며 "화순에서도 해병 전우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는 등 이번 사고는 지역 모든 이들에게 가슴아픈 일이다. 차마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마음으로는 한없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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