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4성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의 직원 30~40여 명이 모여 '타운홀미팅'(분기별 월례회의) 행사를 진행했다.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AK플라자가 호텔 체인인 아코르 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호텔이다. 사실상 AK플라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제주항공과 한 집안 회사로 여겨진다.
그런데 사상 최악의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자 '국가애도기간'에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특히 신규 입사자에 대한 소개, 우수 직원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 생일자 이벤트, 럭키 드로(경품뽑기), 떡케이크 커팅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MBN이 공개한 당시 행사 현장 영상을 보면 행사 진행을 맡은 총지배인이 "시국적으로도 그렇고 제주항공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성과급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하자 직원들은 "와!"라고 환호했다.
제주항공 참사를 직접 언급까지 했는데 환호성이 터져나오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표했다.
특히 참사와 관련 없는 회사들, 방송계 등이 줄줄이 행사를 취소한 반면 정작 관련 있는 애경그룹은 행사를 강행한 것이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AK홀딩스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행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다과를 깔아놓고 장기근속자에 대해 시상하는 등 월례회의를 조촐하게 한 것일 뿐, 송년회 성격의 행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며 "호텔업계는 연말에 (다른 호텔 등의) 숙박권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전 직원에게 나눠줄 수 없다 보니 뽑기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 후 애경그룹은 종무식과 시무식 등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를 전 계열사에 전파했으나, 호텔에 대한 인사·교육·행정 업무 등은 위탁 업체가 하고 있다 보니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앞으로 전 직원이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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