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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그래서, 설현은 언제 나와?"…김설현, 배우의 얼굴 (조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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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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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설현은 언제 나오는데?"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 예쁜 표정은 없다. 화장기 없는 얼굴, 초점 없는 눈빛, 그게 전부다. 8회차 동안 하얀색 원피스만 입고 등장한다.

 

귀신인지, 사람인지, 살인마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첫 장면부터 반복되는 테이크를 이끌어간다. 김설현 때문에 계속 작품을 보게 된다는 평이 나올 정도.

 

"연기 왜 이렇게 잘하냐. 설현 아닌 줄 알았다."

 

김설현은 시청자의 반응을 떠올렸다. 무대 위의 'AOA' 센터가 아니라 '배우' 김설현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 편견도 깼다.

 

"제가 길다면 꽤 길게 활동하면서 얼굴이 제법 알려졌어요. 기존의 이미지를 싹 지우고 새로운 인물로 보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김설현이 '조명가게'로 호평을 받았다. '디스패치'가 작품과 그를 향한 궁금증을 던졌다. 배우 김설현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 "새로운 김설현"
 
'조명가게'는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어두운 골목 끝 유일하게 불을 밝히는 조명가게가 배경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설현은 '지영' 역을 맡았다.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버스 정류장에 공포스럽게 앉아 있다. 작품의 기괴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지영이는 제가 해보지 않은 모습을 가진 캐릭터였다. 굉장히 임팩트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라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났다. "제가 잘 소화하기만 한다면, 대중에게 색다른 모습, '새로운 김설현'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설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 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제 자신을 칭찬해 주지 못한다. 연기할 때 특히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따끔한 조언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다. 늘 이전보다는 나은 연기를 보여드리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고민과 부담이 뒤따랐다.
 
대본을 받고 든 생각은 '어렵겠다'. "김희원 감독이 '이건 누가 해도 어려운 역할'이라고 하더라. 그게 큰 위로가 됐다. 긴장을 극복하려 했다"고 전했다.
 
◆ "1인 2역 같은 연기"
 
지영은 마치 소복을 입은 귀신같다. 초점도 없는 눈빛으로, 피가 뚝뚝 흐르는 캐리어를 끌고 다닌다. 손톱은 손바닥에 붙어있다. 눈이 마주치면 섬뜩하다.
 
일반적이지 않다. 후반부로 가면서, 비극적 삶이 드러난다. 현민(엄태구 분)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존재다.
 
김설현은 "지영이가 (청각) 장애도 있고 제한적인 게 많았다. 4부까지는 철저히 숨기고 5부터 감정이 확 드러난다. 간극을 잡는 게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이 4부까지는 연쇄살인범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청자들이 현민을 캐리어에 넣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고민도 깊었다. "지영의 (연인에 대한) 의지는 미스터리로 포장해야 했다. 감정을 몇 % 드러낼까 고민됐다. 1인 2역 같은 감정 연기를 펼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희원 감독이 선배 배우 입장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디테일하게 신경 써주셨다. 어떻게 감정을 표출하는지 세세하게 알려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겨울에 얇은 옷을 입고 비 맞으며 촬영했어요. 다만, 지영이로서 해야 할 일이 명확했거든요. 몸은 떨리고,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제대로 해내고 싶었습니다."
 
◆ "더 잘하자"
 
배우 김설현의 고민과 몰입은 대성공이었다. "시청자 반응 중 '설현 언제 나와 했는데, 그 여자가 설현이었어?' 등의 내용이 기분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드라마를 할 때마다 늘 반응을 찾아본다. 이번엔 특히 반응이 좋아서 보람이 있었다. 주변 분들도 '잘 봤다', '너무 슬펐다' 하더라"고 말했다.
 
원작자 강풀도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 보고 놀랐다. 배역 자체가 그대로 앉아 있었다.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좋은 배우라 느꼈다"고 칭찬했다.
 
환하게 웃었다. "캐릭터도 이야기도 감독님도 잘 만나서 연기도 잘 담긴 것 같다"며 "내가 잘 소화하고, 목표한 지점을 이뤘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자책하는 스타일이라 지적받으면 더욱 주눅이 들더라고요. 칭찬받으면 신나고 자신감을 얻게 되는 편이에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2012년 AOA로 데뷔, 연기도 시작했다. 벌써 14년 차. "가수할 때 '무대 잘 한다'는 말이 좋았다. 배우도 '연기 잘 한다'는 타이틀이 좋다"고 웃었다.
 
"연기를 시작할 때 다짐한 게 있어요. '무조건 전작보다 잘하자'였죠.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 더욱 진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33/000011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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