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6일째인 8일 희생자의 차량을 유족들에게 인계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주차된 차량 중 상당수는 희생자들이 여행을 가려고 타고 왔다가 공항에 세워둔 차였다.
이날 오전 9시 무안국제공항 주차장 B2 주차 구역 대부분이 차량으로 찼다. 참사 이후 오는 7일까지 공항이 폐쇄되면서 드나드는 여행객은 없지만 희생자와 유가족, 자원봉사자 등의 차가 주차장을 채웠다.
이 중 일부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의 차로 추정됐다. 추운 날씨 때문에 꼈던 성에가 여러 번 녹았다가 다시 얼었던 듯한 물자국과 먼지가 켜켜이 쌓인 차들이었다. 무안공항 주차장 옆 공사장에서 일하는 강동훈(57)씨는 “출근하면서 주차장 쪽을 계속 보는데 며칠째 안 나가는 차들이 꽤 많다”며 “여행객들은 다 빠져나갔으니 아마 고인들의 차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손해보험협회·보험개발원과 협의해 유족이 차량 견인 및 여분 열쇠 제작 등을 원할 경우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무안공항 2층 3번 게이트 앞엔 차량 인계 지원 센터가 차려졌다. 신청자 접수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우선 희생자의 직계 가족부터 차량 이동을 지원하고, 이어 방계 유족과 상속자 인계도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단 입장이다. 이날 삼촌과 같이 부모님의 차량을 인계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10대 여성 A씨는 “차를 견인해 우리 집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차량 정보 등을 몰라도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에 서명하면 당국이 내용을 확인한 후 원하는 날짜, 원하는 장소로 차를 견인해 갈 수 있다. 여분 열쇠를 제작할 경우 이를 받기까지 일주일~한 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제조사에서 차종·번호를 보며 제작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