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우리 ‘제이’가 아버지 만나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갔으면…”
5,634 19
2025.01.03 00:29
5,634 19

제이’는 마을 사람들이 태국인 주민 A씨를 부르는 애칭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태국인 희생자 중 한 명인 A씨는 태국의 친정 가족을 만나러 갔다가 나주 집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에서 일하던 A씨는 2021년 마을 이장인 남편과 결혼해 이 마을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제이가 가족들한테 그렇게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A씨가 허리 아픈 시아버지를 부축하고 챙기던 모습을 기억했다.

A씨 세 식구가 함께 밥을 먹으러 외출하는 모습이 유난히 돈독해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으러 자주 면내로 나갔다. 마을 토박이인 남편을 도와 벼농사도 곧잘 지었다. 남편이 모를 심을 땐 모판을 잘 들어줬고 100마지기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힘들다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가 늘 웃는 얼굴이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채소라도 가져다주면 ‘고맙습니다’라며 배시시 웃곤 했다”고 A씨를 기억했다.

A씨는 가족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잘 챙겼다. 주민들의 사랑방인 마을회관도 자주 찾았다. 부모뻘인 주민들과도 곧잘 어울렸다. A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회관에 음식을 해와 나눠 먹곤 했다. 김모씨는 회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A씨가 준비한 부침개를 나눠 먹던 게 바로 어제 일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A씨는 매년 태국을 찾아 아버지 등 친정 가족을 만나왔다. 이전까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달랐다. 제주항공이 지난달 8일부터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행 운항을 시작했고, 올해는 나주 집과 가까운 무안공항을 이용해 귀국할 계획이었다.

참사 당일 주민들은 마을의 큰 행사인 마을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장인 남편은 오전 8시30분 도착 예정이던 아내를 마중 나간 참이었다. 두 사람이 돌아오면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오전 9시가 넘어 ‘무안공항’ ‘태국’이 적힌 뉴스 속보를 보고 주민들은 곧바로 A씨 얼굴이 떠올랐다고 했다.

나주에 살던 A씨의 빈소는 광주에 차려졌다. 목포에는 빈 장례식장이 없고 나주에는 화장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태국에 있는 A씨의 아버지는 몸이 아파 한국을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민들은 “아버지와 만날 수 있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https://naver.me/5ss0vewn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퓨전씨] 🌟순수 비타민C와 스피큘의 강력한 만남🌟 비타민 앰플에 스피큘 샷 추가 ‘토닝C 비타 샷 앰플’ 체험 이벤트 252 00:46 10,74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75,19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884,96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427,29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023,30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875,70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826,32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1 20.05.17 5,437,38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873,74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723,88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1662 이슈 총 나이가 100세어야 참가 가능하다는 MBN 새 프로그램 15:36 332
2611661 이슈 발레과 한국무용과 춤선 비교 영상 8 15:35 409
2611660 이슈 [단독] 행안부, 계엄 당일 국회에 ‘재난안전 통신망’ 이동기지국 깔았다 4 15:35 517
2611659 기사/뉴스 [단독] 권영세, 민주당에 고발당한 유튜버들에게 '설 선물' 3 15:35 230
2611658 기사/뉴스 봉준호 감독이 밝힌 '미키 17'의 모든 것 "발 냄새 나는 SF" 15:35 215
2611657 이슈 ㄹㅇ 손바닥만한 포도 5 15:33 618
2611656 이슈 [단독] 김성훈 “캐딜락 등 12대 동원해 윤 체포 막아라”…지시 불응에 직무배제 10 15:32 888
2611655 기사/뉴스 서부지법 난동 배후’ 지목된 윤상현 “그것이 민심… 내 탓 아냐” 17 15:32 802
2611654 이슈 지금은 제대로 하락세 타고 있지만 전성기 시절이 진짜 대단했다는 건 모두가 인정할 가수... 2 15:32 899
2611653 이슈 오늘 데뷔하는 JYP 신인 남돌 '킥플립' 기사 제목 상황 7 15:32 794
2611652 기사/뉴스 울산 울주군, 노인 운전면허 반납 때 50만원 지원 17 15:30 586
2611651 유머 (깜놀주의) 킴카다시안이 보내준 선물보고 놀라는 케이티 페리 존나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1 15:30 844
2611650 이슈 [단독] 최상목, 헌재에 ‘재판관 불임명’ 답변서 제출…“대행에 임명 재량 있어” 166 15:29 5,474
2611649 이슈 다비치, 데뷔 16년만 KSPO돔 입성…배두나→엄정화·다듀 지원사격 2 15:28 265
2611648 이슈 강릉시민들은 악마를 뽑았다. (부상장면 주의) 4 15:28 1,155
2611647 유머 여의도에 5천원짜리 막국수집이 생긴 이유 18 15:26 2,794
2611646 이슈 김용민 의원이 정리한 폭동 선동 주요 사례 타임라인 11 15:26 1,310
2611645 이슈 NCT 재현 <GQ코리아> 프라다 화보 5 15:26 592
2611644 이슈 [Notice] CNBLUE 정용화 무릎 수술 관련 안내 4 15:24 1,203
2611643 기사/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공언 '한화이글스 개막전 윤 대통령 초청' 사실상 불가 48 15:24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