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우리 ‘제이’가 아버지 만나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갔으면…”

무명의 더쿠 | 01-03 | 조회 수 5634

제이’는 마을 사람들이 태국인 주민 A씨를 부르는 애칭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태국인 희생자 중 한 명인 A씨는 태국의 친정 가족을 만나러 갔다가 나주 집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에서 일하던 A씨는 2021년 마을 이장인 남편과 결혼해 이 마을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제이가 가족들한테 그렇게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A씨가 허리 아픈 시아버지를 부축하고 챙기던 모습을 기억했다.

A씨 세 식구가 함께 밥을 먹으러 외출하는 모습이 유난히 돈독해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으러 자주 면내로 나갔다. 마을 토박이인 남편을 도와 벼농사도 곧잘 지었다. 남편이 모를 심을 땐 모판을 잘 들어줬고 100마지기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힘들다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가 늘 웃는 얼굴이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채소라도 가져다주면 ‘고맙습니다’라며 배시시 웃곤 했다”고 A씨를 기억했다.

A씨는 가족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잘 챙겼다. 주민들의 사랑방인 마을회관도 자주 찾았다. 부모뻘인 주민들과도 곧잘 어울렸다. A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회관에 음식을 해와 나눠 먹곤 했다. 김모씨는 회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A씨가 준비한 부침개를 나눠 먹던 게 바로 어제 일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A씨는 매년 태국을 찾아 아버지 등 친정 가족을 만나왔다. 이전까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달랐다. 제주항공이 지난달 8일부터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행 운항을 시작했고, 올해는 나주 집과 가까운 무안공항을 이용해 귀국할 계획이었다.

참사 당일 주민들은 마을의 큰 행사인 마을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장인 남편은 오전 8시30분 도착 예정이던 아내를 마중 나간 참이었다. 두 사람이 돌아오면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오전 9시가 넘어 ‘무안공항’ ‘태국’이 적힌 뉴스 속보를 보고 주민들은 곧바로 A씨 얼굴이 떠올랐다고 했다.

나주에 살던 A씨의 빈소는 광주에 차려졌다. 목포에는 빈 장례식장이 없고 나주에는 화장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태국에 있는 A씨의 아버지는 몸이 아파 한국을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민들은 “아버지와 만날 수 있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https://naver.me/5ss0vewn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9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리플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바솔🍊] 50만 여성이 선택한 올리브영 1등 여성청결제 <바솔 이너밸런싱 포밍워시> 체험이벤트 181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1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고양이도 자고 일어나면 붓는다.jpg
    • 01:59
    • 조회 558
    • 유머
    3
    • 절대 눈을 감지않고 기세로 버티는 루이바오💜🐼
    • 01:58
    • 조회 403
    • 유머
    7
    • 하늘을 날다가 매에게 두개골 뚤릴뻔한 인간
    • 01:26
    • 조회 2184
    • 유머
    9
    • 부품업체의 에이스 검수 직원의 손놀림
    • 01:18
    • 조회 3330
    • 유머
    12
    • [먼작귀] 1월 22일은 토끼(우사기)의 생일💛
    • 01:14
    • 조회 881
    • 유머
    13
    • 풍자 코미디 영상을 완전히 리얼하게 만들면 안되는 이유.jpg
    • 01:07
    • 조회 4131
    • 유머
    14
    • 스마트폰 사용가능하다는 100엔 장갑
    • 01:04
    • 조회 3014
    • 유머
    14
    • 한 때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던 오타쿠 문화
    • 01:01
    • 조회 3505
    • 유머
    14
    • 솔로지옥에서 0표 받은 참가자
    • 00:34
    • 조회 4928
    • 유머
    9
    • 저렇게 서있으니까
    • 00:28
    • 조회 1685
    • 유머
    7
    • 행복한 당나귀(경주마×)
    • 00:17
    • 조회 320
    • 유머
    3
    • 만원짜리 흰똥 사온 사람으로 개놀림당함
    • 00:07
    • 조회 4584
    • 유머
    8
    • 표정이랑 손발 전부를 인간이 조종가능한 종이 인형
    • 00:06
    • 조회 2931
    • 유머
    8
    • 과자 끊기 뽐뿌 온다는 김혜수 얘기.X
    • 01-21
    • 조회 41420
    • 유머
    323
    • 졸지에 시네필 취급당해서 당황한 한국인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01-21
    • 조회 6796
    • 유머
    34
    • 툥후이가 툥바오한테 효도해야하는 이유🐼
    • 01-21
    • 조회 3167
    • 유머
    18
    • 중국 출장간김에 상하이 로맨스 챌린지 찍어준 스테이씨
    • 01-21
    • 조회 1048
    • 유머
    8
    • 엠카 사녹신청을 대리에게 맡긴 휀걸
    • 01-21
    • 조회 4521
    • 유머
    24
    • 사람들이 제로음료를 찬양하는 이유
    • 01-21
    • 조회 5266
    • 유머
    27
    • 김혜수 진짜 웃기다 고기나 다른 음식은 윤택하게 살찌는데 과자는 건조해서 그런지 건조하게 못생기게 살찐대ㅋㅋㅋㅋ
    • 01-21
    • 조회 2686
    • 유머
    17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