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우리 ‘제이’가 아버지 만나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갔으면…”
5,482 19
2025.01.03 00:29
5,482 19

제이’는 마을 사람들이 태국인 주민 A씨를 부르는 애칭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태국인 희생자 중 한 명인 A씨는 태국의 친정 가족을 만나러 갔다가 나주 집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에서 일하던 A씨는 2021년 마을 이장인 남편과 결혼해 이 마을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제이가 가족들한테 그렇게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A씨가 허리 아픈 시아버지를 부축하고 챙기던 모습을 기억했다.

A씨 세 식구가 함께 밥을 먹으러 외출하는 모습이 유난히 돈독해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으러 자주 면내로 나갔다. 마을 토박이인 남편을 도와 벼농사도 곧잘 지었다. 남편이 모를 심을 땐 모판을 잘 들어줬고 100마지기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힘들다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가 늘 웃는 얼굴이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채소라도 가져다주면 ‘고맙습니다’라며 배시시 웃곤 했다”고 A씨를 기억했다.

A씨는 가족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잘 챙겼다. 주민들의 사랑방인 마을회관도 자주 찾았다. 부모뻘인 주민들과도 곧잘 어울렸다. A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회관에 음식을 해와 나눠 먹곤 했다. 김모씨는 회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A씨가 준비한 부침개를 나눠 먹던 게 바로 어제 일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A씨는 매년 태국을 찾아 아버지 등 친정 가족을 만나왔다. 이전까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달랐다. 제주항공이 지난달 8일부터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행 운항을 시작했고, 올해는 나주 집과 가까운 무안공항을 이용해 귀국할 계획이었다.

참사 당일 주민들은 마을의 큰 행사인 마을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장인 남편은 오전 8시30분 도착 예정이던 아내를 마중 나간 참이었다. 두 사람이 돌아오면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오전 9시가 넘어 ‘무안공항’ ‘태국’이 적힌 뉴스 속보를 보고 주민들은 곧바로 A씨 얼굴이 떠올랐다고 했다.

나주에 살던 A씨의 빈소는 광주에 차려졌다. 목포에는 빈 장례식장이 없고 나주에는 화장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태국에 있는 A씨의 아버지는 몸이 아파 한국을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민들은 “아버지와 만날 수 있도록 유골함이라도 태국에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https://naver.me/5ss0vewn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웰메이드원X더쿠💙] 2025년 새해엔 좁쌀 부숴야지?🫠 좁쌀피지 순삭패치와 함께하는 새해 피부 다짐 이벤트! 103 00:06 4,70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17,51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588,71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00,70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18,98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33,83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8 20.09.29 4,709,68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295,05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8 20.04.30 5,740,62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564,64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51907 이슈 우울한 한국에서 각박한 평가를 받아서 섭섭한 오징어게임2 09:13 106
1451906 이슈 한강진 2번 출구는 안 된다 유언임 이거 방금 채찍 들고 사람 때리는 노인네들한테 올해 들을 욕 다 먹음 2 09:13 230
1451905 이슈 공수처 한명이 경호원 200명 모일때까지 시간끌었다 7 09:11 785
1451904 이슈 홍대 가는 길에 한강진 집회 참여한 트위터리안 7 09:09 649
1451903 이슈 (만평) 망원으로 본 체포작전 6 09:09 861
1451902 이슈 오징어게임2 대사로 인해 논란이 생긴 국가 6 09:09 853
1451901 이슈  크림샌드 과자 원탑은? 31 09:07 563
1451900 이슈 '컴백' 온유, 'Winner' MV 티저 공개..묵직+트렌디 아우르는 감성 6 09:01 256
1451899 이슈 '오겜2’ 황동혁 감독 “송영창은 논란 후 이미 20년 넘게 활동” "문제가 사라졌다고 생각" 92 09:00 3,555
1451898 이슈 '오겜2' 감독 "박성훈 연기한 트랜스젠더, 故변희수 하사 모티브" [N인터뷰] 16 08:58 1,845
1451897 이슈 4년 전 오늘 푸바오와 아이바오 🐼🐼.jpg 10 08:55 867
1451896 이슈 ???: 집을 알려준다는건 얘가 술을 마셔도 불시에 집에 올 수 있다는것까지 생각해야한다고 보거든요 45 08:53 3,015
1451895 이슈 이민호 공효진 주연 tvN <별들에게 물어봐> 첫회 시청률 45 08:50 3,035
1451894 이슈 거리에서 마주친 해병대 참수조와 내란동조 할배조...jpg 5 08:49 2,025
1451893 이슈 [인터뷰①]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 "똥개도 집에선 50%를 먹고 들어가는데..섭섭해" 195 08:33 12,573
1451892 이슈 한장진 집회 새벽배송 기사님 감사합니다.jpg 41 08:18 4,219
1451891 이슈 현재 퀴어판 형성 과정을 ㅈㄴ잘 보여주는 한 댓글...jpg 31 08:13 5,310
1451890 이슈 <나의 완벽한 비서> 시청률 추이 38 07:55 5,116
1451889 이슈 JTBC 옥씨부인전 시청률 추이 13 07:50 3,578
1451888 이슈 폰뜨거움 (가짜의 삶 석삼) 2 07:37 3,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