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콘크리트 둔덕이 제주항공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2020년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개량 사업을 맡았던 설계업체 대표가 오늘(2일) 오후 JTBC와의 인터뷰에서 "무안국제공항 콘크리트 둔덕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고, 우리는 시설이 노후화돼 그대로 다시 뜯어내고 다시 교체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업체 대표 "원래부터 콘크리트 기둥, 30cm 덮은 건 본질 아냐"
원래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고 해도 개량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약 30cm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이 추가됐습니다. 이 업체 대표는 "둔덕 안에 콘크리트 기초가 다 있었고, 우리는 그 위 상판에 30cm덮은 것밖에 없다"며 "콘크리트 기둥이 다 있었는데 그 위에 이만큼 덮었다고 해서 그게 본질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콘크리트 보강 부분 역시 참사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하자, "(기존 콘크리트 둔덕) 윗부분이 돌출돼 깨지고 이런 부분들을 보강하기 위해 손댄 것 같은데, 그걸 이렇게 했다고 해서 그게 (참사의) 본질은 아니다. 이미 안에 콘크리트가 다 들어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본질 자체가 둔덕이고 그 둔덕 안에 콘크리트가 묻혀 있었다는 것"이라며 "콘크리트가 묻혀 있는 건 우리가 설계한 게 아니고 개항할 때부터 있었다는 건데, 우리가 한 게 아닌데 우리가 했다고 (보도가 나오고) 그래서 민감하다"고도 했습니다.
"로컬라이저 관련 설비는 확실하게 부러지기 쉬운 재질 설계"
업체 대표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올린 로컬라이저 관련 설비는 확실하게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설계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안테나 설치할 때 프랜지빌리티(Frangibility) 설계를 했다"며 "철탑 부분이 볼트로 돼 있어서 (비행기가) 치면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설계 과정에서 콘크리트가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느냐'고 묻자, "우리는 지상물로 이해했을 뿐이고, 규정에 맞게 설계를 한 거고, 땅에 묻혀 있는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누군가는 의문을 던지고 문제점을 경고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거듭 지적하자, "그건 공항 당국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지금 보니까 바로 뒤에 울타리던데, 그러면 누군가 땅을 더 사서 (공항 면적을) 벌리든지 뭘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당시 담당 직원들 가운데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우리도 지난 일을 지금 뒤집어서 확인하고 있다"며 "중간에 퇴직한 사람도 있고 확인이 쉽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업체가 설계를 맡은 다른 공항들 설비와 관련해선 "우리가 1년에 100건 이상 계약을 하는데, 그걸 일일이 다 내가 알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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