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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지거신' 원작자 "해외 반응 신기… 유연석 섹시 미간 때문 아닐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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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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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최종회까지 단 2회만 남겨놓은 가운데, 원작 소설을 집필한 건어물녀(필명) 작가가 작품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건어물녀 작가는 2일 서면으로 진행한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국내보다 유달리 해외 반응이 더 뜨겁다고 느껴진다"며 "그 현상을 내심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라는 완전히 다른 매체로 각색된 작품을 보는 건, 덩달아 긴장도 되고, 가끔은 발가벗겨진 기분마저 든다"며 "그래서인지 매주, 조금은 경직된 자세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비밀스러운 로맨스와 스릴러를 그려낸 작품. 건어물녀 작가가 2022년 11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선보인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 '지금 거신 전화는'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원작자인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국내보다 유달리 해외 반응이 더 뜨겁다고 느껴집니다. 그 현상을 내심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드라마라는 완전히 다른 매체로 각색된 작품을 보는 건, 덩달아 긴장도 되고, 가끔은 발가벗겨진 기분마저 드는데요. 그래서인지 매주, 조금은 경직된 자세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멋진 연출과 각색, 배우님들의 열연 덕분에 현재는 마냥 즐겁게만 시청하고 있고요.

사실은 웹소설과 영상 사이의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고, 작가로서 반성도 좀 했는데요. 더 보완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은 것 같아 혼자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저는 국내에서만 웹소설을 출간했던 지라 이렇게 해외 시청자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받아보는 건 처음입니다. 재미있다고 해주시고, 원작도 찾아봐 주셔서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도 된 것 같아요.

▲ 유연석, 채수빈의 캐스팅에 '완벽하게 캐릭터에 부합한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을 보면서 특히 '백사언', '홍희주'라 느꼈고, 만족하셨을까요?

백사언은 기자, 앵커를 거쳐 대통령실 대변인이 된 사람입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백사언의 목소리는 발성이 귀에 딱딱 꽂히고, 좌중을 압도하는 힘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연석 배우님이 푸른 단상 앞에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그냥 백사언으로 보였습니다. 칼 같고 냉랭한 모습을 주로 보이지만, 실은 그 이면에 아내에 대한 사랑을 숨겨놓은 비밀스러운 인물입니다. 그 미묘하고 모순된 눈빛이 특히나 백사언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채수빈 배우님은 비주얼적으로도 그냥 희주였어요. 자존감 낮고, 무기력하고, 체념에 익숙한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1화에서 스스로 알을 깨듯 "개새끼야"하고 소리치는 장면에서 제가 상상했던 희주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 '지금 거신 전화는'은 대통령실 대변인과 수화통역사라는 직업과 음성 변조 납치 전화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끈 작품입니다. 이러한 기획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요?

한 통의 전화로 정말 삶이 바뀌어본 적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보이스피싱 피해를 실제로 당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전화에 홀려 이리저리 은행마다 끌려다녔고, 결국 절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경험이 제 안에 크게 자리를 잡았는지, 어느 날 문득 '쇼윈도 부부가 협박 전화를 한다면?'이라는 아이디어가 태동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완성된 콘셉트가 '실어증에 걸린 아내가 독설가 소시오패스 남편에게 협박 전화를 걸었다가 뜻밖의 내연녀가 되는 자급자족 치정 로맨스'였습니다.

드라마는 스릴러를 강조하고 있지만, 저는 집필 당시 로코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각기 인물들에게 하나씩 비밀이 있었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러라고 해주시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직도 원작의 장르는 코미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화 한마디 없이 살아온 부부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반대로 사람과 소통하는 직업들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얘기가 아닌, 서로 남의 말이나 전하는 부부이지요. 이렇게 극과 극인 두 사람을 잇는 건, 사실상 사랑과 가장 거리가 먼 협박 전화. 로맨스의 플롯은 결국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처음 시작은 정 반대에서 시작하길 바랐습니다.

▲ 사건을 만들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지금 거신 전화는'은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분량이 짧습니다. 그건 '전화'라는 소재가 갖는 한계 때문이었는데요. 집필할 당시에는, 2시간짜리 영화 시나리오용으로 쓴 작품입니다. 출판사 담당자님께 초반부 원고를 드렸을 때만 해도, 계속 전화로만 연결되는 구조 때문에 '어떤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결말까지 어떻게 끌고 갈지?' 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 후 집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건, 통화를 할 때마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계속 변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또한, 제 머릿속에선 어차피 2시간짜리 킬링 타임 영화였기 때문에 그 '소재의 한계'를 이용해서 전화로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 해보자, 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로 협박도 하고요, 푸념도 하고, 고백도 하고, 구조도 합니다. 자백도 하고, 심문도 합니다. 하다하다 나중에는 전화로 뜨거운 사랑까지 나누고요. 이런 콘셉트에 충실하기 위해, 계속 전화를 등장시킨 면도 있는데, 갑자기 드라마화가 된다고 하니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로 만들어질만한 소재도, 수위도, 분량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 '지금 거신 전화는'은 작가님의 초기작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작품의 드라마 제안을 받고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위의 답변과 이어서 말해보자면, 당연히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걸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어?'라는 '엄두가 안 남+상상이 안 됨+가능할까?'라는 의구심까지. 게다가 제 소설 중에서 가장 나중에 판권이 팔린 작품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빠르게 드라마로 나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믿기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백사언과 홍희주가 살아서 움직일 거라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사실 안 믿겨지네요. 그리고 '드라마화가 될 줄 알았다면 더 신중하게, 더 똑똑하게 쓸걸'이라는 후회도 조금 했습니다.

▲ 드라마에서는 원작을 충실히 구현했지만,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도 있습니다. 이런 변주를 어떻게 보셨을까요?

'12부작 분량을 위해서라면 다른 인물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긴 합니다. 새로 등장한 인물 다 아나운서, 유튜브 운영, 이라는 소통하는 직업인 것도 주제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고요. 새로운 인물 덕택에 드라마가 더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 '지금 거신 전화는'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입니다. 이런 글로벌한 인기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그건 저도 참 궁금합니다. 왜 해외 시청자분들이 더 열렬하게 반응해주시는지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신할 수 있는 건, 유연석 님의 신들린 섹시 미간 연기 때문이 아닐까요? 유연석 님의 연기 차력쇼가 이 드라마를 끌고 가고 있다는 의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유연석, 채수빈 님의 호흡이 시청자들을 안달 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상업적인 이야기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웹소설을 씁니다. 제 대학 전공이 영화 시나리오였는데요. 그래서인지 스토리가 가진 힘을 믿습니다. 사람들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에 끌리기 마련이고, 저는 로맨스를 그렇게 쓰고 싶습니다. 로맨스는 뻔하고, 자극적이고, 유치하다라는 편견이 있지만(그게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조금 더 색다르고, 궁금하고, 골 때리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겸연쩍지만 굳이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한 줄의 콘셉트가 강한 호기심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 이번엔 수어 통역사였지만, 지금까지 집필한 작품들을 보면 배구선수와 나무 의사, 첩보 요원까지 항상 독특한 소재, 기발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거 같습니다. 이런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실까요?

보통은 주변에서 얻기도 하고, 뉴스나 여러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배구선수를 썼던 건, 일단 엄마께서 열렬한 배구팬이시고요.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나무 기둥에 주사를 걸어놓는 나무 의사를 보고는 영감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무해하고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직업도 또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기억을 잃은 살인마와 붙여놓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매번 소재 고갈에 시달리곤 하는데요. 그럴수록 세상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작가님이 이름으로 사용하는 건어물녀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일까요?

부끄럽지만 열여덟 살에, 처음으로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면서 지은 필명입니다. 그때 한창 건어물녀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때였는데요. 밖에서는 멀쩡하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폐인처럼 굴러다닌다는 뜻이었거든요. 그 모습이 꼭 글을 쓰는 제 모습 같기도 하고, 영혼의 정체성 같기도 하여 별 고민 없이 필명으로 삼았습니다. '더 멋진 필명으로 지을걸'하는 후회는 늘 하고 있습니다.



https://naver.me/5apTJN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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