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찍겠다고 문화유산에 못 '쾅쾅'… 시민 항의에는 "허가받았다" 당당
무명의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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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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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았다는 목격자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경북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4시께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에서 만대루와 서원 나무 기둥에 소품용 모형 초롱 여러 개를 매달았다. 목격자들은 이 과정에 망치와 못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접수했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안동시와 병산서원 측은 당일 오후 4시께 상황을 파악하고 KBS 제작진에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민서홍 건축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영방송이 드라마 촬영을 목적으로 나무 기둥에 못을 박는 등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탭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스탭에게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고 항의하니 귀찮다는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느냐,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을 해야 하는거냐'며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며 "'드라마 스탭들이 나무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했느냐'고 따져물으니 '당장 철거지시 하겠다' 대답했다"고 전했다.
민 건축가는 "못 좀 박는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 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또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며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드라마)촬영 허가는 했으나 문화재에 어떠한 설치를 한다는 건 협의가 이뤄진 바가 없다"며 "촬영 허가 조건으로 문화유산에 훼손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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