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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한국인, 비슷해서 더 싸운다…저출산은 국가적 자살"[2025키워드, 한국인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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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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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마샬 작가 인터뷰
한국 갈등, 단일성에서 온다

 

한국, 자살을 합리적 선택처럼 여겨
저출산은 국가적 자살

 

'합리성' 추구하는 한국인
알랭 드 보통이 베스트셀러인 이유


[신년기획 커버스토리 : 2025 위기극복 키워드 한국인⑥]
콜린 마샬 작가 인터뷰

 

콜린 마샬 작가./이승재 기자

 

 

-생략-

 

한경비즈니스는 한국인의 행동과 말에서 욕망과 낭만을 읽어내는 마샬 작가에게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물었다. 한국인의 특성에서 갈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단서를 찾으려는 시도였다.

 

그는 “한국인들은 유난히 스스로 비판하려고 하는데 그만큼 문제를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인의 ‘융합’의 힘에서 사회갈등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엄 선포를 실시간으로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그동안 한국에서 많은 일을 겪어서 걱정은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생중계 되는 2024년 한국 사회에서 계엄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12월 3일 밤에 뉴욕 편집자에게 ‘계엄 이후 서울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고 잠들긴 했지만 실제 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예상대로 일어나 보니 상황이 끝나 있었다.”

 

-서울에서만 10년을 살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서울이 곧 한국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미국에서 서울과 비슷한 도시를 꼽으라고 하면 없다. 미국인들은 뉴욕이나 워싱턴이 미국을 대표한다거나 미국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모두 큰 도시 중 하나일 뿐이다. 반면 서울이 곧 한국이라는 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없다. 사람, 문화, 역사, 물자가 모두 모인다. 불평하면서도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다.”

 

-책에서 “한국을 취재하는 모든 기자가 언젠가는 꼭 자살에 대해 써야 된다”고 썼는데.

 

“한국에서 자살은 궁지에 몰린 사람이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처럼 여겨진다. 미국이나 서양 문화에서는 자살은 절대 답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잘못이나 불행을 짊어지고 삶을 끝내는 것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를 다른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문화가 조성된 것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 같다.”

 

-저출산은 ‘국가적 자살’이라고 했다.


“저출산도 자살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젊은 세대가 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집값은 치솟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한 상황에서 남녀 갈등마저 격화되고 있다.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을 가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결정이 그들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것이다.

 

한국은 성인이 돼서도 부모와 함께 산다. 이 역시 한국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연봉이 낮고 집값이나 물가는 비싸기 때문에 성인이 돼서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사는 것이다. 한국의 비교 문화를 문제로 꼽는 시선도 있는데 인간은 사회적 존재고 본능적으로 남들과 비교하려는 성격이 있다. 한국만 비교 문화가 심한 것은 아니다.”

 

한국인은 왜 알랭 드 보통을 사랑할까

 

-‘합리성’이 한국인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베스트셀러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방식이 투영돼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서양 작가는 알랭 드 보통이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알랭 드 보통의 영향력이 한국만큼 크지 않다.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은 인문학, 자기계발, 서양 문학의 교집합이다.

 

한국식 표현으로는 잘 ‘짬뽕’된 작품이 많다. 문학의 방식을 빌려 철학, 인문학, 자기계발의 내용을 전달한다. 한 권으로 최소 세 가지 장르를 끝낼 수 있으니 한국인들의 합리적인 정서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본다.

 

-해외에서는 왜 알랭 드 보통의 인기가 한국보다 떨어질까.

 

미국에서는 ‘철학’적인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 철학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출판업계에서 일종의 불문율이다. 예를 들어 해리포터 1권이 영국에서는 ‘해리포터와 철학의 돌’이었는데 미국에서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출간됐다. 반대로 영국인들은 철학이나 인문학을 자기계발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거부감이 있다.”

 

-한국에서는 왜 자기계발서가 잘 팔릴까.

 

“자기계발서는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인기가 많다. 한국과 미국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성장,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다. 자기가 노력하고 성취하는 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자신이나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의식을 갖는 이유도 문제를 고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 않을까.”

 

-한국에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일성이다.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차이점이 더 두드러지는 것이다. 나는 외국인이라서 한국 사람과 갈등을 빚을 일이 없다. 공통점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모두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종도 똑같고 모두가 높은 교육을 받고 규격화된 아파트에 산다. 비슷한 생활 환경과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나 차별을 용납하지 못한다. 단일성에서 오는 갈등이다. 미국은 주마다 최저임금이 다르고 법이 다르다. 인종은 더 다양하다. 서로 다름에서 오는 차이를 한국보다 더 관대하게 받아들인다.”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까.


“갈등 극복 키워드 역시 단일성이다. 단일성으로 인한 ‘배척’은 갈등의 원인이 됐지만 ‘융합의 힘’은 한국 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동력이 됐다. 한국 사회가 저출산으로 인해 이민 문호를 개방해야 할 때가 오더라도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한국의 기존 문화에 동화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나중에 발생할 새로운 갈등 역시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5년 한국 사회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앞으로 몇 년간은 ‘조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 경쟁해왔다. 산업에 이어 K팝, 드라마, 음식 등 다양한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성공한 것을 넘어 이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제적인 유명세를 얻고 외부의 관심을 끄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사회 통합과 내실을 튼튼하게 다지는 데 더 집중할 때가 됐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하모니가 필요해 보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08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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