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공항 전체에 유가족들 '손편지'(종합2보)
7,668 20
2025.01.01 21:18
7,668 20

엄마·딸·형제·자매에 못 했던 말 포스트잇에 눌러담아
수 천장 포스트잇에 추모계단으로 변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박지현 이강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 희생자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지막 말들이 '포스트잇 한장'에 빼곡히 적혔다.

 

1일 무안국제공항 1~2층 연결 계단에 적힌 절절한 사연들은 유가족·추모객 등 공항에 머무는 모두를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이번 참사로 엄마를 잃은 한 유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어떤 말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는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다가 우리 보고 싶어지면 꿈에 놀러와 줘. 다음에도 우리 엄마 해 줘. 내가 잘할게. 예쁜 딸내미가"라고 적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엄마 왜 나 두고 갔어. 많이 보고 싶어. 평생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쩌지. 나는 아직 엄마를 보낼 준비가 안 됐어"라는 짧은 편지로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던 한 아들은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조금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적었다.

 

그는 "엄마 심심하지 않게 계속 연락할테니 계속 나 지켜봐 줘"라며 편지를 끝맺었다.

 

한 유족이 적은 포스트잇은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그는 "엄마 오늘 나랑 놀러가기로 한 날인데 뭐하고 있어? 엄마 고생만하다가 이제 좀 쉬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잘 할 수 있겠지? 나 뭐 하는지 엄마가 하늘에서 잘 지켜봐야해. 엄마처럼 사람들 도우면서 살게. 엄마 보고 싶어. 사랑해"라고 눌러담았다.

 

한 유가족은 먼저 떠난 가족의 영면을 바라고 또 바랐다. 그는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언니.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 해서 너무 슬퍼. 그래도 언니가 걱정 없고 따뜻하고 밝고 행복한 곳에서 편히 쉬도 있다고 믿을게. 꼭 그렇게 되도록 매일 매일 기도할게.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나중에 다시 만나자"는 편지글을 적어내려갔다.

 

한 어린 유족은 친척에게 손편지를 썼다. 이 유족은 "손편지는 처음 쓰지만 한번 써볼게요. 애들 잘 보살필테니 거기서 걱정마시고 푹 쉬세요. 평생 기억할게요. 제 결혼식도 꼭 보러오세요"라고 했다.

 

부지불식간에 생떼같은 자녀들을 떠나 보낸 부모들도 포스트잇에 한글자 한글자씩 그리움을 눌러 담았다.

 

한 유족은 "왜 엄마 아빠를 두고 너 먼저 가느냐.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사랑하는 내 딸. 하늘에서는 행복해라"며 공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시민의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도 빼곡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그곳에서는 가장 편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들이 계단 전체를 가득 채웠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계단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포스트잇과 펜을 나눠줬다. 이 씨는 "서울에서 혼자 내려왔다"며 "따뜻한 마음이 유가족과 희생자분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작은 추모의 메시지라도 보며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998797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려 루트젠 x 더쿠] 동안 하면 떠오른 여배우들의 두피관리템! 떡짐 없이 산뜻한 <려 루트젠 두피에센스> 618 03.17 68,31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71,12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54,54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91,77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233,50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54,75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19,43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93,29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45,2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08,50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4465 이슈 동방신기 해외 팬들이 좋아하는 닛산 무대 중 하나 1 03:17 120
2664464 이슈 MBTI) 당신이 잊었던 장점에 대하여 7 03:07 611
2664463 이슈 진짜 로판 표지 속 공주같은 왕관 쓴 엔믹스 설윤 14 03:03 969
2664462 유머 영화촬영때문에 동물학대한 제작진... 12 02:50 2,668
2664461 이슈 국적 알리는 것 포기한 슈가 출신 아유미 32 02:42 3,113
2664460 이슈 박보검, 결혼 계획 밝혔다 “가족끼리만‥” 8 02:41 2,321
2664459 이슈 사과문 올린 길티아카이브 계정 50 02:41 2,196
2664458 이슈 학창시절 중고딩 여학생에게 프사로 인기 많았던 여배우 jpg 7 02:34 1,862
2664457 이슈 여덬들한테 인기 많은 공포 만화 근황 7 02:32 1,040
2664456 기사/뉴스 쇼메 화보 아이유 차은우 4 02:26 1,412
2664455 이슈 WHO 선정 몸에 안좋은 음식 27 02:24 2,936
2664454 이슈 과로하고 바로 샤워해선 안되는 이유 9 02:23 2,237
2664453 이슈 신기한 ITZY 예지 팬싸장 🏫 5 02:21 1,102
2664452 이슈 현재 하트페어링에서 설렌다고 반응 좋은 케미.twt 3 02:16 1,725
2664451 이슈 악착같다는 말은 불교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20 02:16 2,352
2664450 이슈 한국 청년들이 걱정된다는 타일러 15 02:16 2,959
2664449 유머 시구하러온 샤이니 민호를 본 야구팬의 실물후기 ㄱㅇㄱ 22 02:15 2,189
2664448 유머 12시간 상온에 방치된 커피는 마시면 안되지만.twt 11 02:11 3,203
2664447 유머 (여자)아이들 소연이 여동생이랑 안 싸우는 이유 7 02:10 1,277
2664446 이슈 혁명의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프랑스 노조 시위대 17 02:09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