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공항 전체에 유가족들 '손편지'(종합2보)
6,000 20
2025.01.01 21:18
6,000 20

엄마·딸·형제·자매에 못 했던 말 포스트잇에 눌러담아
수 천장 포스트잇에 추모계단으로 변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박지현 이강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 희생자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지막 말들이 '포스트잇 한장'에 빼곡히 적혔다.

 

1일 무안국제공항 1~2층 연결 계단에 적힌 절절한 사연들은 유가족·추모객 등 공항에 머무는 모두를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이번 참사로 엄마를 잃은 한 유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어떤 말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는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다가 우리 보고 싶어지면 꿈에 놀러와 줘. 다음에도 우리 엄마 해 줘. 내가 잘할게. 예쁜 딸내미가"라고 적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엄마 왜 나 두고 갔어. 많이 보고 싶어. 평생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쩌지. 나는 아직 엄마를 보낼 준비가 안 됐어"라는 짧은 편지로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던 한 아들은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조금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적었다.

 

그는 "엄마 심심하지 않게 계속 연락할테니 계속 나 지켜봐 줘"라며 편지를 끝맺었다.

 

한 유족이 적은 포스트잇은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그는 "엄마 오늘 나랑 놀러가기로 한 날인데 뭐하고 있어? 엄마 고생만하다가 이제 좀 쉬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잘 할 수 있겠지? 나 뭐 하는지 엄마가 하늘에서 잘 지켜봐야해. 엄마처럼 사람들 도우면서 살게. 엄마 보고 싶어. 사랑해"라고 눌러담았다.

 

한 유가족은 먼저 떠난 가족의 영면을 바라고 또 바랐다. 그는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언니.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 해서 너무 슬퍼. 그래도 언니가 걱정 없고 따뜻하고 밝고 행복한 곳에서 편히 쉬도 있다고 믿을게. 꼭 그렇게 되도록 매일 매일 기도할게.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나중에 다시 만나자"는 편지글을 적어내려갔다.

 

한 어린 유족은 친척에게 손편지를 썼다. 이 유족은 "손편지는 처음 쓰지만 한번 써볼게요. 애들 잘 보살필테니 거기서 걱정마시고 푹 쉬세요. 평생 기억할게요. 제 결혼식도 꼭 보러오세요"라고 했다.

 

부지불식간에 생떼같은 자녀들을 떠나 보낸 부모들도 포스트잇에 한글자 한글자씩 그리움을 눌러 담았다.

 

한 유족은 "왜 엄마 아빠를 두고 너 먼저 가느냐.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사랑하는 내 딸. 하늘에서는 행복해라"며 공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시민의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도 빼곡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그곳에서는 가장 편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들이 계단 전체를 가득 채웠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계단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포스트잇과 펜을 나눠줬다. 이 씨는 "서울에서 혼자 내려왔다"며 "따뜻한 마음이 유가족과 희생자분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작은 추모의 메시지라도 보며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998797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판타지 로맨스 레전드! 도경수 X 원진아 X 신예은 <말할 수 없는 비밀> 첫사랑 무대인사 시사회 초대 이벤트 295 01.03 25,13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13,40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575,64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189,72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04,22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27,6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8 20.09.29 4,701,30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289,1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8 20.04.30 5,732,37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555,2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97311 이슈 박정희부터가 공산주의자였던 거 이야기해야지 3 15:54 350
2597310 이슈 광화문역은 태극부대가 있음‼️ 경복궁역이나 안국 쪽으로 와야함‼️‼️ 지금 출발하는 덬들 경복궁으로 와줘 집회 끝나면 한남동 합류한다함 7 15:53 376
2597309 이슈 한국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2 밀어내고 새 1위에 오른 컨텐츠 10 15:53 1,596
2597308 유머 청주시 문의면에서 볼 수 있는것 10 15:53 575
2597307 이슈 피겨 차준환, 종합선수권 쇼트 1위…세계선수권 출전 청신호 7 15:52 426
2597306 이슈 ??: 아무리 애니라지만 고딩이 스포츠카 타는 게 말이되냐 11 15:51 1,315
2597305 이슈 덬들이 생각하는 배우 김지원의 인생케미는??.jpgif 37 15:48 554
2597304 이슈 자다 일어나서 남자치고 잘생긴 얼굴이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사람 19 15:48 2,549
2597303 유머 우리 한국 사회는 이겨낼 수 있어요 15 15:46 1,768
2597302 기사/뉴스 이미 작년 2월부터 논의되었던 실손보험 개편 6 15:45 1,717
2597301 이슈 사람들이 너무 이상하다. 지랑 지 새끼 입에 들어가는 건 국산만 찾으면서 양곡법은 잘못 된 거라 말하고.x 64 15:45 1,965
2597300 이슈 한강진 육교 건널 때 앞의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들이랑 인사해 주십니다… 사랑스러운 응원이에요 27 15:44 2,888
2597299 이슈 여자처럼 달려봐 5 15:44 1,447
2597298 이슈 복수하려고 열심히 운동하고 출소한 '월레스와 그로밋' 펭귄 근황...gif 22 15:42 1,995
2597297 이슈 한국인 생부가 매달 8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한다면 어떤 코피노맘도 소송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40 15:41 2,495
2597296 유머 아빠의 계엄령. 9 15:39 2,384
2597295 이슈 생활의달인) 라면 달인.JPG 27 15:39 3,026
2597294 이슈 이걸 충고라고 하고 있네 12 15:37 3,093
2597293 기사/뉴스 "사자·코끼리 우글대는 초원서 7세 실종소년 5일만에 생환" 6 15:37 1,770
2597292 유머 오후 야외외출 첫 데뷔한 루이후이💜🩷🐼🐼 9 15:35 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