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공항 전체에 유가족들 '손편지'(종합2보)
7,914 20
2025.01.01 21:18
7,914 20

엄마·딸·형제·자매에 못 했던 말 포스트잇에 눌러담아
수 천장 포스트잇에 추모계단으로 변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박지현 이강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 희생자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지막 말들이 '포스트잇 한장'에 빼곡히 적혔다.

 

1일 무안국제공항 1~2층 연결 계단에 적힌 절절한 사연들은 유가족·추모객 등 공항에 머무는 모두를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이번 참사로 엄마를 잃은 한 유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어떤 말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는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다가 우리 보고 싶어지면 꿈에 놀러와 줘. 다음에도 우리 엄마 해 줘. 내가 잘할게. 예쁜 딸내미가"라고 적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엄마 왜 나 두고 갔어. 많이 보고 싶어. 평생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쩌지. 나는 아직 엄마를 보낼 준비가 안 됐어"라는 짧은 편지로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 참배객들이 손수 적은 추모 메시지가 난간에 붙어 있다.(공동취재)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던 한 아들은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조금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적었다.

 

그는 "엄마 심심하지 않게 계속 연락할테니 계속 나 지켜봐 줘"라며 편지를 끝맺었다.

 

한 유족이 적은 포스트잇은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그는 "엄마 오늘 나랑 놀러가기로 한 날인데 뭐하고 있어? 엄마 고생만하다가 이제 좀 쉬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잘 할 수 있겠지? 나 뭐 하는지 엄마가 하늘에서 잘 지켜봐야해. 엄마처럼 사람들 도우면서 살게. 엄마 보고 싶어. 사랑해"라고 눌러담았다.

 

한 유가족은 먼저 떠난 가족의 영면을 바라고 또 바랐다. 그는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언니.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 해서 너무 슬퍼. 그래도 언니가 걱정 없고 따뜻하고 밝고 행복한 곳에서 편히 쉬도 있다고 믿을게. 꼭 그렇게 되도록 매일 매일 기도할게.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나중에 다시 만나자"는 편지글을 적어내려갔다.

 

한 어린 유족은 친척에게 손편지를 썼다. 이 유족은 "손편지는 처음 쓰지만 한번 써볼게요. 애들 잘 보살필테니 거기서 걱정마시고 푹 쉬세요. 평생 기억할게요. 제 결혼식도 꼭 보러오세요"라고 했다.

 

부지불식간에 생떼같은 자녀들을 떠나 보낸 부모들도 포스트잇에 한글자 한글자씩 그리움을 눌러 담았다.

 

한 유족은 "왜 엄마 아빠를 두고 너 먼저 가느냐.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사랑하는 내 딸. 하늘에서는 행복해라"며 공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공동취재) 2025.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시민의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도 빼곡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그곳에서는 가장 편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들이 계단 전체를 가득 채웠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계단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포스트잇과 펜을 나눠줬다. 이 씨는 "서울에서 혼자 내려왔다"며 "따뜻한 마음이 유가족과 희생자분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작은 추모의 메시지라도 보며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998797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릴리바이레드X더쿠✨] 이슬이 남긴 맑은 생기 NEW 이슬잔광 컬렉션 체험단 모집 714 04.16 45,8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39,62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477,7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21,0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856,51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09,3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632,4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375,2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83,3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15,3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7459 기사/뉴스 이스타항공, 승무원 체력시험 도입 훈련 교관 체력 측정 8 17:50 1,282
347458 기사/뉴스 [단독]공군, 훈련 중 기관총 등 추락 조종사 과실 확인…“실수로 버튼 눌러” 11 17:49 1,681
347457 기사/뉴스 10년간 성범죄 의사 1500명...면허취소는 단 1건 11 17:47 566
347456 기사/뉴스 “딸들에겐 해외출장 거짓말” 준강간미수로 구속된 전직 기자 7 17:45 1,698
347455 기사/뉴스 [기자의 시각] 영유아 사교육비 3조원 8 17:40 657
347454 기사/뉴스 백종원 논란에 '연돈' 루머까지…사장 "예전에도 지금도 큰 도움" 해명 3 17:36 1,397
347453 기사/뉴스 [차이나POP]구준엽, 故 서희원 묘지 매일 찾아..母까지 걱정 33 17:35 3,855
347452 기사/뉴스 소년심판 집행의 문제점 [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소년심판'] 17:31 472
347451 기사/뉴스 박지훈 "7살 때 '주몽' 출연, '큐'만 하면 바로 울어...'약한영웅'은 내 눈물버튼" 9 17:28 2,295
347450 기사/뉴스 편의점 안에 FC서울 라커룸이?…'팬심' 잡는 스포츠 마케팅 열전 2 17:27 1,026
347449 기사/뉴스 트럼프, 일본에 무역적자 제로 요구 32 17:23 2,700
347448 기사/뉴스 [속보] 민주 충청경선, 이재명 88.15%·김동연 7.54%·김경수 4.31% 44 17:21 2,413
347447 기사/뉴스 국힘 AI특위 위원장 안철수, 김문수에 "AI 잘 모르시죠?" 14 17:16 1,799
347446 기사/뉴스 "뉴진스가 하더라" 소문나더니…1030 여성들에 '인기 폭발' 53 17:16 5,559
347445 기사/뉴스 [속보] 민주 첫 충청 경선서 이재명 압승…득표율 '88.15%' 306 17:15 15,803
347444 기사/뉴스 전광훈, 대선 출마한다… “이재명 당선시키면 시켰지 국민의힘은” 45 17:13 2,765
347443 기사/뉴스 이철우, 국힘 경선 비전대회 유튜브 조회수 2위…"인지도 커질 것" 3 17:11 598
347442 기사/뉴스 아이유, 염혜란 향한 팬심 고백...“연기 구경하려 기웃거리기도” 8 17:09 2,121
347441 기사/뉴스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尹 자유통일당으로 모셔올 것" 9 17:09 872
347440 기사/뉴스 <하퍼스바자>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학씨 부인 채서안과 그녀의 충격적인 이상형에 대하여 #비대면인터뷰 1 17:04 1,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