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부산발 동해선 첫 열차 강릉 도착…시, 환영행사 마련
"한손에 닭강정 들고"…전통시장, 평소 주말보다 더 붐벼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부전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1252 열차가 강릉역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부터 동해 중부선 삼척∼포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됐다. 2025.1.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 왔는데 짬뽕순두부 한번 무야 안되겠습니까."
동해선 철로가 완전 개통한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 강원 강릉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웠던 부산 사투리가 곳곳서 들려 왔다.
이날 오전 10시 36분쯤 동해안 최북단 고속철도 역사(驛舍)인 강릉역 승강장에 'ITX-마음' 1252 열차가 멈춰섰다.
온몸에 빨간색 분을 발라 예쁘게 치장한 열차는 4량에 승객 250여명을 싣고 포항과 삼척 등 동해안을 따라 370㎞를 달려 종착역인 강릉에 도착했다. 이 열차는 포항역과 삼척역을 잇는 166.3㎞ 구간(동해중부선)이 신설됨에 따라 비로소 완성된 '동해선'의 첫 열차다.
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마중'을 나간 김홍규 시장 등 강릉시 관계자들은 객차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강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리며 환영단과 취재진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강원 강릉지역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내 먹거리 골목이 식도락객으로 가득하다. 이날은 부산(부전역)에서 출발한 동해선 열차를 통해 강릉을 방문한 영남권 나들이객으로 인해 평소보다 시장통이 더욱 붐볐다. 2025.1.1/뉴스1 윤왕근 기자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강릉시가 마련한 지역 명물 '커피콩빵'을 손에 들고 줄을 지어 대합실로 이동했다.
승객 김모 씨(부산·40대)는 "겨울 강릉의 추위에 겁을 먹고 중무장을 하고 왔는데, 따뜻해서 다행"이라며 "강릉시에서 대대적으로 환영해줘서 마치 귀빈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합실을 빠져 나온 승객들은 택시나 버스를 타고 경포해변이나 안목커피해변 등 강릉지역 명소로 이동했다. 패키지 상품을 통해 강릉을 방문한 승객들도 많았다.
지역 먹거리가 가득한 강릉중앙시장 내에는 기존 수도권, 지역 방문객과 부산에서 온 나들이객이 섞여 평소 주말보다 더 발 디딜틈이 없었다.
관광객들은 시장 명물인 닭강정을 한손에 들고 먹거리 코너를 이리저리 돌며 전병, 메밀전, 오징어순대 등 맛집 투어를 즐겼다.
부산에서 온 김성현씨(39)는 "현지에서 짬뽕순두부를 먹어보고 싶어서 맛집을 가보려고 하는데 손님이 많을까봐 걱정"이라며 "유명 커피숍 본점도 들려서 따뜻한 드립 커피도 한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모 씨(50대)는 "강릉은 항상 와보고 싶었는데, 운전 엄두가 안나 포기했었다"며 "다음엔 눈이 많이 오는 날 기차로 와서 설경을 마음껏 구경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동해선은 부산에서 강릉까지 해안선을 따라 오기 때문에 전국에서 경치가 가장 일품인 노선"이라며 "동해선 완전개통으로 양 지역 간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져 상호 큰 이익을 얻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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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삼척까지 약 1시간 40분(166.3㎞), 부산에서 강릉까지 약 4시간 50분(363.8㎞)이 소요된다. 동대구에서 강릉 구간에는 ITX-마음(하루 왕복 2회)과 누리로(하루 왕복 6회)가 운행한다.
내년 말에는 KTX-이음(시속 260㎞)이 투입, 더욱 빨리 양 지역을 오갈 수 있게 된다.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부전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1252 열차가 강릉역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부터 동해 중부선 삼척∼포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됐다. 2025.1.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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