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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오마이뉴스) 이태원참사 유가족 "윤석열 직무정지돼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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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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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10.29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어떻게 보는지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30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상은씨 어머니인 강선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강 운영위원과의 일문일답.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목숨을 잃었잖아요. 이태원 참사 유가족으로 마음이 많이 안 좋았을 것 같은데...

"다들 여행 가셨다가 돌아오시는 길이었을 거잖아요. 집에 다 왔다고 안도했을 것 같은데 사고가 나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고 저희 아이들 생각이 나서 많이 힘들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잖아요."


- 다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마음이 안 좋으셨을 것 같아요.

"다들 저와 비슷한 마음 마음이세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29일이었잖아요. 저희도 10월 29일이고 그런 부분들도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때문에 유가족협의회에서 어제 유가족으로서의 아픔을 위로하는 마음을 전하는 논평 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잘 대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 정부는 1월 4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어요.

"이 정부가 2년 전 이태원 참사 때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지만, 참사에 대해서는 아주 무책임했거든요. 도의적으로라도 사과하거나 책임지겠다고 한 사람이 없었고 유가족에게 브리핑 한 번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 정부가 애도 기간 선포한다는 건 제가 보기에는 국가가 애도 기간을 점령하겠다는 행위인 것 같아요."



- '점령 행위'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애도하고 추모한다는 건 사실 끝 없는 거잖아요. 근데 애도 기간을 정했다는 건 '이때까지만 애도하고 슬퍼해 그다음에는 기억하지 마'의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참사를 덮어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여요."



-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사실 이태원 참사 때는 정부 브리핑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래도 지금 참사에 대해선 정부가 희생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통합지원센터도 공항에 설치한 걸로 알아요. 저희 때보다는 조금 빠르게 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피해자 권리에 대한 부분들을 잘 보장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유가족들을 모이게 하고 조사 과정들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잘 알려줬으면 해요. 그 다음에 희생자 수습 과정이라든가 또 피해자 지원하는 부분에 대한 것들도 정부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태원 참사 때는 합동 분향소에 희생자 위패가 없어서 논란이었는데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 분향소엔 위패가 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그나마 내란범이 지금 정권에서 역할을 할 수 없다 보니 다행히 위폐가 놓여 우리가 어느 분을 애도해야 할지 알면서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잖아요."


-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됐잖아요. 그게 그나마 다행일까요?

"직무 정지가 되었기 때문에 이 참사에 대해서 이태원 참사와 조금 다르게 진행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제(29일) 윤석열 대통령이 SNS에 올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글은 어떻게 보셨어요?

"자신을 향한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해놓고 수사도 받지 않더니 뻔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체포해서 수사 받게 해야 합니다."


- 이번 참사 직후에도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참사 유가족들은 특히 이런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더욱 아플 것 같은데...

"저는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전과는 다른 일상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거죠. 참사는 절대로 원상복구 될 수 없거든요. 저는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잃었어요. 그래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뭔가 하고 싶다는 의욕이라는 게 없어졌어요. 지금 (제가) 살아가는 건 저희 아이들의 명예 회복과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죠. 그래서 정말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고 생명 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제가 함께하길 바라는 거 말고는 바라는 것도 없어요. 의욕도 없고 행복하다는 감정을 잃어버린 지 너무 오래됐고 그렇거든요. 극복은 안 되는 것 같고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거죠."



-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때 유가족은 참사 후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아직 대한민국은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정확하고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되지 않았잖아요.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요. 그렇다 보니 정확한 대응책이 나온 적이 없었고 재발 방지 대책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너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 이태원 참사는 아직 처벌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나요?

"이임재 용산경찰서장만 1심에서 금고 3년형을 받았어요. 서울 경찰청장 김광호와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거든요. 아직 제대로 처벌 받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항소심 기다리는 중입니다."


- 지금 특조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특조위는 지금 시행령을 발의하고 제정되기를 기다리고 있고요. 예산 관련해서는, 특조위가 2025년 예산 결산안이 확정된 다음에 출범해서 예비비로 진행하는 걸 협의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내년 3월이나 4월 정도 돼야 조사위원회도 구성이 가능할 것 같고 그런 상황입니다."


- 진행이 너무 더딘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증거 인멸이라든가 자료 또 공소시효 같은 것들 때문에 걱정이 되긴 하는데요. 다르게 생각하면, 이번 윤석열 정부 하에서 진행되는 것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조금 시간이 지났어도 조사 활동에 정부 기관들이 조금 더 협조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긴 합니다."

- 운영위원님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 어떻게 보셨어요?

"그때 여의도에 나가 있었죠. 너무 다행이고 감사했는데 또 그런다고 우리 아이들이 돌아오는 게 아니잖아요. 어쨌거나 나라를 위해서는 당연히 탄핵 가결이 돼야 됐던 거였죠.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올라가지 않았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마음에 많이 아프고 힘들었어요."


- 혹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만날 계획이 있나요?

"아직은 시신 확인 안 되신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정리가 되면 빠른 시일 내에 유가족 협의회 차원에서 방문할 예정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만나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말은 못 할 것 같아요. 대신 손 잡아 드리고 안아드릴 것 같아요."


- 참사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뭘까요?

"우선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유가족분들이 참사의 원인 규명을 파악하고 어떻게 희생자분들을 애도할지에 대한 부분 고민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가족끼리 잘 모여서 서로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요?

"우선 슬픔에 잠긴 제주항공 유가족분들과 부상자들의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우리들이 항상 함께 할 것이고 옆에서 손잡아드리고 연대하겠습니다. 혼자 있게 두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영광 기자



https://omn.kr/2boro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815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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