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인연’ 화순 전·현직 공무원 8명 희생…허위 소문에 또 상처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가 훼손된다면 책임을 물을 겁니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만난 강종철 전남 화순군 부군수는 목소리를 높이며 이렇게 말했다. 화순군은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 참사’에서 13명의 주민을 잃었다.
주민을 잃은 아픔이 실감 나기도 전에 화순군은 사고 발생 이후부터 허위 소문에 시달렸다. 20명이 넘는 전·현직 공무원들이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사고가 났다는 소문이 퍼지더니, 사실 확인을 원하는 연락이 쏟아졌다고 한다. 소문의 진원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화순군에서는 “허위 소문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화순군은 전남에서 목포시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가 나온 곳이다. 이 가운데에는 전·현직 공무원 8명이 포함됐다. 과장 2명과 팀장, 그리고 퇴직을 이틀 앞둔 공무원까지 4명이 현직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화순군에서 근무했던 퇴직 공무원 4명도 희생자에 포함됐는데, 이들은 10여년 전 한 면사무소에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은 사이다. 젊은 공무원이었던 직원이 과장이 됐고,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선배는 퇴직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인연을 잊지 말자며 만든 모임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가족들과 함께 모이는 ‘소중한’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다 최근 한 명이 올해 말 퇴직을 앞두고 “공직생활을 함께 한 이들끼리 여행을 한 번 다녀오자”고 해서 떠난 여행이었다. 10년도 훌쩍 넘게 이어져 온 인연은 안타까운 사고로 마무리됐다.
김아무개 화순군 공무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공직사회에서 인품이나 능력 모두 후배들에게 인정받는 훌륭한 선배들이었다. 한번 맺은 인연을 잊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고 했다.
화순군은 1월4일까지 군민종합문화센터 2층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군민 누구나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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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같이 지내던 직원들끼리 퇴직 기념 여행 다녀왔더니 나랏돈으로 공무원들 해외여행 보냈냐며 민원 전화...인류애 상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