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정동칼럼]여성의 발자취를 지우려는 사람들
5,746 34
2024.12.30 21:22
5,746 34

| 유정훈 변호사

 

유정훈 변호사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는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12월14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여의도 집회 참가자를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이 61.1%로 남성을 크게 앞섰다. 성별·연령대별로 세분해 측정한 결과, 20대 여성이 17.9%, 30대 여성이 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여성의 적극적 참여가 20대 그리고 여성 전체의 비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할 수 있다. 20대 여성의 참여 비율은 직전 주인 12월7일 집회에서도 가장 높았다.

이런 분석에 대한 어떤 반응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12월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젊은 여성’의 정치의식과 그로 인한 희망을 얘기했다. 인터뷰 전문을 보면 ‘젊은 여성’을 4번이나 강조한다. 진행자 김현정은 이에 대해 매번 ‘젊은이들’이라는 성별을 소거한 표현으로 되받는데, 저널리즘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발언에서 윤 전 장관이 ‘젊은 여성’ 네 글자를 힘주어 얘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12월2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이재석 전 KBS 기자는 전국농민총연맹 하원오 의장을 인터뷰했다. 남태령 현장에 온 시민 중 여성이 더 많았다는 하 의장의 발언에 대해 진행자는 ‘그게 좀 너무 여성들만 이렇게 부각할 필요는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다음날 그는 오해를 살 만한 불필요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며 ‘전농 의장 인터뷰는 남태령 시위 현장에 참가한 시민 특히 2030 젊은 여성의 활약과 연대의식을 더욱 알리기 위한 것’이라 했다. 여성만 부각할 필요는 없다는 발언과 젊은 여성의 활약을 알리는 것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이쯤 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정치권의 그 사람이 등장하지 않을 리 없다. 그는 여성의 집회 참여율이 높은 것은 치안이 좋기 때문이고 20대 남성의 20%는 군대에 가 있다고 얘기했다.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젊은 남성들이 다른 성별·연령대에 비해 시위에 덜 나오는 현상에 대해 비판하거나 집회 외의 다른 영역으로 논의를 확대할 생각은 없다. 굳이 하자면 ‘지금 우리는 민주공화정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고 앞으로 살 날이 나보다 많은 분들이니 앞으로 많이들 나오시라’는 정도의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하지만 통계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현상을 두고 ‘젊은 남성들도 현장에 있었다’ 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이해해줄 이유는 없다. 더욱이 현장에 있던 수많은 여성의 발자취를 지우는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여성 차별의 역사는 뿌리 깊고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여성의 기여는 늘 과소평가되고 여성의 이름은 감추어져 왔다. 지금도 우리는 과거의 여성들의 발자취를 더 많이 찾아내고, 숨겨진 여성 인물을 계속 재발견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바로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여성의 발자취 특히 젊은 여성의 기여, 나중에 힘을 들여 재발견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이를 지우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몇몇 현상은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평등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분석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42489?sid=110

목록 스크랩 (2)
댓글 3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AHC☀] 올 여름을 위해 폭삭 쟁였수다😎 선케어 맛집 AHC의 ‘블랙 선크림’ 체험 이벤트 🖤 610 04.10 44,84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668,03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351,86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538,9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703,32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646,58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92,42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3 20.05.17 6,312,36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17,6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645,95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85224 유머 중국 동성애 하면 어떤 사람이 트위터 탐라에다 중국 동성애자들은 어떻게 살까...이렇게 올리니까 중국게이가 와서.twt 3 18:37 616
2685223 이슈 슈돌 정우 볼살 18:36 243
2685222 이슈 감다살이라는 반응 많은 아일릿 멤버별 컨포.jpg 6 18:35 524
2685221 유머 어떤 초딩이 인방하는데 엄마가 문 열고 들어옴.jpg 10 18:35 830
2685220 이슈 유투브 인기인급동 1,2위 [MV] 임영웅 - 천국보다 아름다운 드라마 OST | 손석구X김혜자 주연 5 18:34 96
2685219 기사/뉴스 인성 지적 받은 男아이돌 "사람들 참 무섭다" 2 18:34 473
2685218 이슈 2회만에 시청률 0퍼대 찍은 MBC 새드라마 24 18:32 1,653
2685217 유머 내향인들끼리 모아두면 외향인이 자연발생한다 20 18:29 1,155
2685216 이슈 있지(ITZY) 유나 인스타 업뎃 4 18:27 404
2685215 이슈 옛날사람들은 약국갔다오면 이거 받아옴 37 18:26 4,603
2685214 기사/뉴스 창원시·시설공단·NC구단 경남청 3곳 모두 압수수색 6 18:24 878
2685213 유머 21세기 지져스 18:24 195
2685212 이슈 방호복 생각 난다는 오늘 있지(ITZY) 리아 공항패션 8 18:24 1,354
2685211 이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카페 : 1인 1“메뉴” 아니고 1인 1“음료” 라고 해놔서 음료대신 디저트 메뉴 시키면 음료도 시켜야한다고.twt 49 18:20 3,273
2685210 이슈 아크로비스타에 출몰하는 사람들 17 18:17 3,063
2685209 이슈 주위에 기혼 친구들 밖에 없는 미혼여덬들이면 공감할 만한 영상 147 18:15 12,879
2685208 이슈 윤석열 관저 머무는거 (하루에 3억x7일=21억) + (경호처 특활비 82억+파티비=100억) + 인건비 =????? 10 18:15 856
2685207 정보 [KBO] 프로야구 4월 13일 각 구장 관중수 6 18:14 1,029
2685206 이슈 [KBO] 쉬어도 쉬는게 아닌 주장의 하루 10 18:14 1,975
2685205 이슈 ‘가짜 토’ 뿌리고 취객에게 1억5000만원 뜯은 택시기사 검거한 방법 18 18:14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