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정동칼럼]여성의 발자취를 지우려는 사람들
5,626 34
2024.12.30 21:22
5,626 34

| 유정훈 변호사

 

유정훈 변호사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는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12월14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여의도 집회 참가자를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이 61.1%로 남성을 크게 앞섰다. 성별·연령대별로 세분해 측정한 결과, 20대 여성이 17.9%, 30대 여성이 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여성의 적극적 참여가 20대 그리고 여성 전체의 비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할 수 있다. 20대 여성의 참여 비율은 직전 주인 12월7일 집회에서도 가장 높았다.

이런 분석에 대한 어떤 반응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12월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젊은 여성’의 정치의식과 그로 인한 희망을 얘기했다. 인터뷰 전문을 보면 ‘젊은 여성’을 4번이나 강조한다. 진행자 김현정은 이에 대해 매번 ‘젊은이들’이라는 성별을 소거한 표현으로 되받는데, 저널리즘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발언에서 윤 전 장관이 ‘젊은 여성’ 네 글자를 힘주어 얘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12월2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이재석 전 KBS 기자는 전국농민총연맹 하원오 의장을 인터뷰했다. 남태령 현장에 온 시민 중 여성이 더 많았다는 하 의장의 발언에 대해 진행자는 ‘그게 좀 너무 여성들만 이렇게 부각할 필요는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다음날 그는 오해를 살 만한 불필요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며 ‘전농 의장 인터뷰는 남태령 시위 현장에 참가한 시민 특히 2030 젊은 여성의 활약과 연대의식을 더욱 알리기 위한 것’이라 했다. 여성만 부각할 필요는 없다는 발언과 젊은 여성의 활약을 알리는 것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이쯤 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정치권의 그 사람이 등장하지 않을 리 없다. 그는 여성의 집회 참여율이 높은 것은 치안이 좋기 때문이고 20대 남성의 20%는 군대에 가 있다고 얘기했다.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젊은 남성들이 다른 성별·연령대에 비해 시위에 덜 나오는 현상에 대해 비판하거나 집회 외의 다른 영역으로 논의를 확대할 생각은 없다. 굳이 하자면 ‘지금 우리는 민주공화정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고 앞으로 살 날이 나보다 많은 분들이니 앞으로 많이들 나오시라’는 정도의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하지만 통계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현상을 두고 ‘젊은 남성들도 현장에 있었다’ 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이해해줄 이유는 없다. 더욱이 현장에 있던 수많은 여성의 발자취를 지우는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여성 차별의 역사는 뿌리 깊고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여성의 기여는 늘 과소평가되고 여성의 이름은 감추어져 왔다. 지금도 우리는 과거의 여성들의 발자취를 더 많이 찾아내고, 숨겨진 여성 인물을 계속 재발견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바로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여성의 발자취 특히 젊은 여성의 기여, 나중에 힘을 들여 재발견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이를 지우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몇몇 현상은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평등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분석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42489?sid=110

목록 스크랩 (2)
댓글 3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랄헤이즈x더쿠✨] 착붙 컬러+광채 코팅💋 봄 틴트 끝판왕🌸 글로우락 젤리 틴트 신 컬러 체험단 모집! 266 00:06 9,16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85,15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231,86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57,1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555,03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92,37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38,18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0 20.05.17 6,255,5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65,53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79,8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96828 이슈 "외로울까봐 반찬도 챙겨줬는데"…20년 지인 70대女 살해한 60대男 14:03 139
1496827 이슈 르세라핌 허윤진이 고등학생 때 썼다는 자작곡 14:03 39
1496826 이슈 키키 막내 키야의 이영지 성대모사 14:02 57
1496825 이슈 트위터 오타쿠들에게 화제된 게임 장면...twt 14:00 267
1496824 이슈 어제 아이브 팬콘에서 리즈🧚🏻‍♀️ 1 14:00 153
1496823 이슈 유시민이 얘기하는 내각제 개헌 불가능한 이유 7 14:00 587
1496822 이슈 우리나라 근무 상황에서 육휴제도 싫어하는 거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함 15 13:59 927
1496821 이슈 라도가 빠꾸 먹였었다는 스테이씨 의상 5 13:58 1,213
1496820 이슈 어제자 뉴욕 트럼프 반대 시위 인파 13 13:55 1,115
1496819 이슈 국민들 파면 기다리는 동안 모여서 이 짓거리를 했군…숟가락  번개처럼 빠르네 26 13:53 1,964
1496818 이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바닥에 엎드려 조용히 웅크리는 두 살 아이 18 13:52 2,265
1496817 이슈 아쉬워하는 덬들 많은 백상예술대상 TV부문 34 13:50 2,071
1496816 이슈 공실률이 거의 90%에 육박한다는 경기도에 있는 상권.jpg 13 13:50 2,809
1496815 이슈 [MLB] 이정후 현재까지 성적 25 13:49 1,211
1496814 이슈 이와중에 천공 다낭으로 튐 30 13:49 3,708
1496813 이슈 미국 포브스 ‘윤석열 GDP 킬러’ 300조원 정책 실패 4 13:47 413
1496812 이슈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당한 당은 차기 대선 포기하라고 말한 홍준표 박제 4 13:46 723
1496811 이슈 수지 인스타 업뎃 (론진화보) 4 13:45 819
1496810 이슈 AI가 쓴 우원식 개헌반대 7행시들 10 13:44 1,124
1496809 이슈 VVS 븨븨에스 'The 5 C's' Debut Trailer 13:43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