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노래하는 사람’ 임영웅이 놓친 것들 [D:이슈 ]
3,254 38
2024.12.30 15:45
3,254 38

[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가겠다.”

임영웅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에서 이렇게 말했다. SNS에 평범한 일상을 공유했다가 불거진 논란 이후, 무려 20일간 이어진 침묵을 깬 순간이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그가 SNS에 게시물을 올린 12월 7일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표결이 진행되던 날이었고 한 네티즌이 “이 시국에 뭐 하냐”는 내용의 DM를 보내자 임영웅이 “뭐요”라며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는 답변을 했다가 이 것이 논란이 됐다. 물론 임영웅에게 DM을 보낸 네티즌의 질문도, 임영웅의 답변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임영웅은 물론 소속사까지 연락이 두절돼 팬들과 대중의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사실 임영웅의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은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듯,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연예인이 공인,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라고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임영웅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치적 목소리’를 요구한 건 극히 일부였다. 그에게 요구됐던 건 그저 팬들과 대중 사이에서 벌어진 소모적 논쟁을 끝낼 책임 있는 ‘입장 발표’였다. 하지만 그는 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침묵을 택했고 자신의 팬들만을 대상으로한 콘서트에서 입장을 전했고, 당연히 박수를 받았다. 소속사는 여전히 임영웅의 입에만 기댄 채 숨어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임영웅은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발언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선 다른 예술인의 책임까지 외면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이번 계엄 사태 당시 젊은 층이 여의도 거리로 나선 것을 두고, 정치공방 이전에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런데 임영웅의 이 발언은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다른 예술가들을 암묵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들 역시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니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해서’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니다.

진보 진영 패널로 알려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정치인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추운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정치인도 아니잖아요’라는 모욕적인 말로 들릴 수 있다”고 비난했다. 문화평론가인 김갑수 작가도 임영웅을 향해 “‘제가 정치인인가요’ ‘왜 거기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런 태도는 시민 기초 소양이 부족한 모습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발언을 하지 못해도 그런 식으로 자기는 빠져나가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면 현재까지 어렵게 한국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인의 자격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거들기도 했다.

팬들에게도 썩 좋은 태도는 아니다. 팬들은 단순히 그의 노래만을 소비하는 주체가 아니다. 실제로 임영웅의 팬들은 그 어떤 가수의 팬덤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먼저 나서서 기부하고, 임영웅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임영웅은 스스로를 '노래만 하는 가수'로 가둔다는 느낌을 준다.

임영웅이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된 건, 단순히 그가 '노래만 잘해서'는 아니다. 그가 팬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게 된 가수가 된 것도 단순히 '노래'를 잘해서 만은 아니다. 어려운 가정사와 무대 밖의 힘 든 시절, 그리고 그 와중에도 누구보다 무대에, 또 사회 참여에 열심이었던 그의 모습이 팬덤에게까지 '선한 영향력'을 전달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까지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이를 통해 위로를 전해오던 임영웅이다. 임영웅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거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119/0002909146

목록 스크랩 (0)
댓글 3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퓨전씨] 🌟순수 비타민C와 스피큘의 강력한 만남🌟 비타민 앰플에 스피큘 샷 추가 ‘토닝C 비타 샷 앰플’ 체험 이벤트 232 00:46 8,03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71,70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880,5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422,55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016,23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873,7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824,00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1 20.05.17 5,434,7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873,08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722,08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1366 이슈 <교촌> 💚변우석의 교촌옥수수 모먼트 공개 💚 11:15 32
2611365 기사/뉴스 [단독] 유아인x이병헌 ‘승부’, 3월 극장 개봉…‘소방관’ 배급사와 손잡는다 9 11:14 305
2611364 기사/뉴스 유연석, 팬들과 보낸 170분…서울 팬미팅 성료 1 11:14 72
2611363 이슈 씨엔블루 2025 시즌그리팅 비하인드 컷 11:13 60
2611362 기사/뉴스 '의료계 블랙리스트' 제작·유포 첫 재판…피해자 측 엄벌 탄원 2 11:13 183
2611361 기사/뉴스 [속보] 대법관들 "법치주의 무시 일상화되면 나라 존립할 수 없다" 29 11:13 929
2611360 기사/뉴스 [속보] 김용현, 23일 '尹 탄핵심판' 헌재 증인 출석 11:12 179
2611359 기사/뉴스 긴박했던 '서부지법 난동'의 새벽…직원들 입구막고 옥상대피 3 11:12 358
2611358 이슈 한겨레에서 올려준 내란 태동부터 윤석열 구속까지, 한 장에 총정리 [그래픽] 9 11:11 648
2611357 유머 비데위원장 6 11:10 419
2611356 기사/뉴스 KBS, 서부지법 사태 취재진 폭행에 “형사고발할 것” 6 11:10 546
2611355 이슈 편집 기술도 기술인데 연출도 개힙한 유튜버 2 11:10 856
2611354 이슈 오늘자 로버트 패틴슨 & 봉준호 감독 9 11:10 634
2611353 기사/뉴스 [단독] 청년도약계좌, 기재부 반대에 혜택 소급 적용 안 돼 6 11:10 533
2611352 기사/뉴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부지법 난동 배후 전광훈, 엄벌 받고 참회해야" 5 11:10 522
2611351 유머 설원의 낭만 아기판다 루이바오💜🐼 9 11:09 486
2611350 이슈 ???: 경찰이 대놓고 중국 깃발 들고 있음 공안이 우리나라 국민 급?박 중 15 11:09 1,052
2611349 기사/뉴스 유명 한국사 강사, 폭동 다음날…"선관위가 원흉이다" 주장 [소셜픽] 15 11:08 750
2611348 기사/뉴스 '정우영 명단 제외' 베를린, '이재성 풀타임 활약한' 마인츠에 2:1 승리 1 11:08 71
2611347 기사/뉴스 '별들에게 물어봐', 시청자 탈주시키는 500억 대작 10 11:07 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