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 충돌)’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는 총 1만 1004편으로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발생률로 따지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새가 운항 중인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충돌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체 14개 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2019년 91건에서 지난해 130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에도 8월까지 58건을 기록했다.
김포공항은 총 75만 7479건의 운항 중 140건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해 0.018%의 발생률을 기록했다. 발생 건수는 무안공항보다 많지만, 발생률은 5분의 1 수준이다. 제주와 김해공항은 각각 0.013%와 0.03%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을 기록했다. 비행 편수가 6207건으로 가장 적었던 원주공항은 단 한 건의 조류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년부터 추진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조사를 맡은 용역업체는 보고서에서 “사업지구 및 인근 지역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조류가 확인되고 있으므로 항공기-조류 충돌 저감 대책을 수립·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항 인근 지역에는 113.34㎢에 이르는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이 자리 잡고 있어서 대표적인 겨울 철새들의 도래지로 꼽힌다.
보고서에는 ▶폭음기·경보기 설치 ▶레이저·깃발 ▶LED조명 ▶육식조류 모형 ▶조류음파퇴치시스템 구축 등 조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활주로 확장 사업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런 대책들이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도 ‘이행시기 미도래’를 이유로 들며 “운영 시 조류충돌 저감을 위한 예방 활동 및 조류 퇴치 관리를 적정 이행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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