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4시간이 넘었는데 아무도 말을 안해줘요."
29일 오후 1시50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40대 남성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취재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기 와서 TV만 보고 있으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피해 탑승자 가족인 40대 여성은 멀리서 다른 가족이 달려 오는 것을 보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는 "우리 어머니 어떻게 하느냐"며 가족을 부둥켜 안고 한참 동안 울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추락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은 유족의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이날 공항에는 보건소 직원과 소방관계자, 유가족 300여명이 한 곳에 섞여 TV를 통해 현장 상황을 지켜봤다.
유족들은 사고 난 이후에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손을 모으고 TV 화면을 바라보던 50대 남성 A씨는 "책임자가 오기로 했는데 왜 도대체 안오는 것이냐"며 "현장에서 바로 실시간으로 사고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가족들한테 상황을 알려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50대 남성 B씨는 "지금 이송하고 안치한 내용을 왜 TV로만 봐야 하느냐"며 "지금 한 두 명 죽은 게 아닌데 대처하는 방식이 도대체 왜 그런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70대 여성은 발을 동동 구르며 의자에 앉아 오열했다. 그는 "(한국에) 오고 있다고 카톡도 했다"며 "지금 보면 살았어도 죽었어도 문제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오열했다.
곁에 있던 유족들은 "180명이 죽었는데 이게 나라냐" "지금 위로가 문제가 아니다" "우리 탑승자 가족에게도 브리핑을 한 번만 더 해달라" 등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13446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