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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이재명이 뭐라든 ‘배수구’ 강조” 윤석열 대선 TV토론 전략 문건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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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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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비밀캠프 TV토론팀이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을 ‘말이 길고 욕심 많은 찌질이’로 만들라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범죄 피의자임을 강조하라는 지침도 있었다.

 

TV토론은 후보자가 직접 본인의 공약을 설명하고 상대 후보자에게서 나타나는 정책 문제점을 나열하는 등 실시간으로 상호 경쟁하는 모습을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일요신문 취재 결과, 윤 캠프 측은 구체적인 대선 공약이나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 상대 후보 네거티브에 더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안철수=찌질이, 이재명=피의자, 윤석열=꾹 참는 형님…도이치·코바나 논란엔 “땔감 주지 말 것” 주문


※안철수와 말싸움 끌려들어가면 우리가 이겨도 손해, 져도 손해. 말보다 태도로.

‘안철수=말이 길고 욕심 많은 찌질이’ ‘윤석열=꾹 참는 형님’ 구도를 보여주는 데 주력해야

 

<대장동>
Q. 왜 이런 파일이 분당 고속도로 배수구에서 나오나. 대장동 배수구 파일과 관련해 민주당이 “다 나온 얘기”라고 폄하하는데, 사안의 핵심은 왜 이런 파일이 분당 고속도로 배수구에서 나오느냐다. 
※ 이재명이 뭐라고 답하건 길게 듣지 말고 끊고, 배수구, 배수구, 배수구 강조


<옆집 게이트(김혜경)>
Q. 법카 소고기 10인분. 가족들이 드신 것이냐. 
※ 도덕 논쟁이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아주 진지하게 여쭤본다는 태도가 중요. 뭐라고 답하건 기다리지 말고 다른 질문으로 점프

 

 

#대장동만 다룬 29쪽 분량 문건도

 

아예 대장동만을 다룬 문건도 확인됐다. ‘TV-토론 대장동게이트 등 질문 아이템 및 포인트’라는 29쪽 분량의 문건은 이 대표 측근의 사망 의혹과 친형 논란 등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질문들로만 채워졌다. 질문 목표는 △가짜 유능(=부패에 유능) △부패 or 무능 프레임 △거짓말 △폭력성이었다.

 

 

‘질문 아이템 및 포인트’ 항목에선 총 9개의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트라우마 자극’이었다. 윤 캠프 측은 “허위사실공표죄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질문 내용과 방식을 취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기억이 없다는 것 자체도 ‘허위사실공표’라고 공격하라”고 했다. 특히 붉은색 굵은글씨로 강조된 부분에는 중요 표시와 함께 ‘💥💥💥끊임 없이 허위사실공표 트라우마 자극💥💥💥’이라고 쓰여 있었다.

 

 

#'성범죄 비서관 면직 처리' 거짓말 하라

 

이 밖에도 ‘검사 대 피의자 이미지로 몰고 간다’ ‘시청자로 하여금 머릿속에 프레임이 그려지게 규정을 짓고 질문을 한다’, ‘모르는 일이라고 했을 땐 무능 프레임으로 몰아친다’ ‘거짓말 프레임으로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음’ 등을 질문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TV토론 자료의 상당수가 상대 후보 네거티브로 채워진 만큼 윤 후보 자신에게 가해질 공격의 방어 논리를 세우기도 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예상 질의 응답(전반적인 사항)’ 문건 중 ‘우리측 수비 포인트’라는 항목에는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 젠더 감수성 논란, 민주당의 검찰공화국 공격을 어떻게 받아쳐야 하는지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와 코바나콘텐츠 논란에 대해서는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거나 "검찰이 오랫동안 조사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를 반복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근거 자료나 방어 전략은 없었다.

 

<후보 개인>
Q. (부인) 도이치모터스, 코바나콘텐츠 등
― 어떤 질문이 나오건 “모든 자료 투명하게 공개했다. 검찰이 오랫동안 털었다. 문제 있었으면 이미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는 답변 반복 
― 뭐라고 대답해도 비틀어서 받을 테니, 새로운 땔감 전혀 안 주는 것이 최선

 

젠더 이슈엔 말려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문건에는 “심상정 후보가 ‘현실에선 여성 불평등이 엄존한다’는 식의 공격을 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으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제시된 3단 전략은 △통계 싸움에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 △현행 여가부(여성가족부)는 국민 불만이 많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할 것 △윤미향과 박원순, 오거돈 등을 거론하며 역공할 것 등이었다.

 

뿐만 아니다. 성범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비서관이 실제 면직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관련 질문이 나오면 “바로 면직 처리했다”고 거짓 답변을 하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메시지 업무를 담당한 비서관 A 씨는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민주당은 “A 씨가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관여했다”며 “불법촬영하려고 여가부 폐지 공약을 내세웠느냐”고 공격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작성자, 촬영>
― “송구하다. 바로 면직(조사로 인해 실제 면직처리는 안되었다고 함). 경찰 조사 성실히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이러려고 여가부 폐지 공약 낸 거 아니냐는 식으로 물고 늘어지면 “여성가족부 폐지 국민 과반(51.9%)이 찬성. 지금 형태로는 우리 사회 젠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국민적 공감대. 이 문제를 여가부 폐지 공약과 연결하는 것은 악의적” (YTN 의뢰 리얼미터 조사 : 여가부 폐지 찬성 52%, 반대 39%)

 

 

#이재명 도발에 전략대로 못 하고 ‘욱’하기도

 

다양한 토론 전략을 세웠음에도 정작 토론에선 격앙된 감정에 못 이긴 윤 후보가 전략과는 정반대 행동을 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문건에 따르면 당초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부산은행 대출 의혹’이나 ‘국민의힘 게이트’ 등으로 역공을 해올 경우 “이 자리에서 특검 합의하자”로 맞받아칠 계획이었다. 

 

2022년 3월 2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한 3차 TV토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장동 관련 특검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MBC


그러나 실제 토론에서 특검을 먼저 제안한 건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2022년 3월 2일 열린 3차 사회분야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윤 후보에게 “대통령 선거가 끝나도 특검 하는 걸 동의해주시라.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데 동의하시나”고 수차례 되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이것 보세요”라고 언성을 높이며 “대통령 선거가 국민학교 반장 선거냐”고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토론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까 이 후보가 특검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 후보가 평정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8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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