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아빠, 위치추적 앱 꼭 깔아" 계엄의 밤, 아이의 간절한 부탁
3,590 3
2024.12.27 12:04
3,590 3

[이희동의 5분] 시민기자 겸 기초의원이 겪은 '12.3 비상계엄'

계엄령 포고

지난 3일 본의원은 밤늦게까지 의회에 남아 다음날 있을 구정질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구의회의 구정질문이란 국회의 대정부질문과 비슷한 것으로 구청장을 앞에 세워놓고 구정 전반에 대해 의원이 질문하고 구청장이 답변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구청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공무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자리인만큼 구정질문은 구의원 정치활동의 꽃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1년 동안 모았던 자료들을 분석하고 원고를 써 내려가던 그때, 갑자기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지금 뉴스 속보를 봤냐고,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잉?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당황하며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아내의 말 그대로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어이 설마 했던 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순간 멍했습니다. 우선 이것이 현실인가를 의심했습니다. 혹시 당의 지침이 있을까 지역위원회에 전화를 하니 국회의원은 모두 국회로 소집되었고, 기초의원에 대한 지시는 없으니 대기하라고만 했습니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머릿속은 사소한 걱정으로 더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이 구정질문을 내일까지 준비해야 되는 걸까? 내일 구의회가 과연 열릴 수는 있을까?

그러나 이런 고민도 잠시. 본의원의 쓸데없는 걱정을 한 방에 정리해준 것은 곧이어 발표된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제1호의 1항과 2항이었습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가자 국회로!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국가는, 아니 윤석열은 계엄을 통해 현재 본의원이 하고 있던 모든 활동을 금지시켰습니다. 기초의원으로서 지방의회에서 하던 정치활동은 물론이고, <오마이뉴스>를 통해 밝혔던 내 의견을 모두 가짜뉴스로, 여론조작으로, 허위선동으로 몰고 갈 판이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포고령 말미에 적힌 '처단'이란 단어가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윤석열이 계엄령 발표를 하면서 또렷하게 지목했던 '반국가세력'이 바로 내가 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열이 굳이 포고령에 지방의회까지 적시한 것은 결국 모든 민주당 의원들을 잡아들이겠다는 뜻 아니었겠습니까. 게다가 기사까지 작성하는 본의원이라면.


당장 집으로 달려가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국회의사당 행 택시를 예약했습니다. 처음 계엄을 접하고서는 '그럼 내일 학교는 가?'라고 했던 아이들은 아빠의 다급하고 급박한 모습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부모랑 함께 봤던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리며 진짜 큰일 날 수도 있냐며 아빠에게 위치 추적 앱을 꼭 설치하라고 보챘습니다.

택시 안 올림픽대로 위에서 국회의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윤석열은 곧바로 해제 선포를 하지 않고 있었고, 경험 상 해뜨기 직전이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2차 계엄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본의원은 국회 앞에서 새벽 6시까지 많은 시민들과 함께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행히 철수한 군대는 돌아오지 않았고, 경찰은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시민들에 대한 해산을 포기하고 한 발치 물러났습니다. 이윽고 동이 텄고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강동구의회에서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본회의를 하루 뒤로 미룬다고 연락이 왔고, 본의원은 구정질문 준비할 시간을 다시 하루 벌게 되었습니다.



https://naver.me/GNW6jetC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화제의 '환승연애' 시리즈가 스핀오프로 돌아왔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 출연진 예측 이벤트 201 01.09 85,63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1,64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753,7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323,02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897,0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822,1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775,53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7 20.05.17 5,375,0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833,71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672,7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05278 이슈 물티슈 뚜껑 잘닫아라 3 18:46 510
2605277 이슈 배인혁 x 전소미 갠차나 딩딩딩딩딩 ✋ 18:46 103
2605276 유머 마이혁 별명은 좀 너무 가까운 것 같다는 페이커 11 18:46 383
2605275 이슈 해리포터 원작 속에 있는 론X헤르미온느 모먼트 18:46 173
2605274 이슈 국정조사) 김건희, 지인 불러서 해군 함정에서 술파티 48 18:45 1,039
2605273 이슈 팬들 소원 다 이루어졌다는 민니 솔로 앨범 컨포 18:43 412
2605272 이슈 뎡배방에서 킹콩(킹콩 by 스타쉽) 개그맨 4인방으로 불리는 배우 4명 14 18:42 1,016
2605271 기사/뉴스 장원영 “몇 초 영상 보고 판단” 악플 심경→“세상살이 다 그래” 초월(유퀴즈) 4 18:42 338
2605270 이슈 ODD YOUTH (오드유스) 'Best Friendz (English Ver.)' PERFORMANCE VIDEO Teaser 18:41 43
2605269 정보 많이들 모르는 작중 해리 포터의 재산.jpg 23 18:40 1,799
2605268 이슈 김민주 인스타그램 업로드 3 18:40 494
2605267 이슈 나의 쟈근 [STAY:SEE] EP.2분동안 감자칩 먹는 쑴니 18:40 55
2605266 이슈 요즘 더쿠에서 존나 늘은 듯한 유형의 댓글들 24 18:39 2,228
2605265 이슈 유퀴즈 인스타에 올라온 아이브 안녕즈 2 18:39 408
2605264 정보 원리퍼블릭 한국 팬들을 위해 보낸 영상 편지 💌⁠ 18:38 247
2605263 이슈 키오프 하늘 공트 업로드 18:38 72
2605262 이슈 2025 GOT7 갓세븐 CONCERT <NESTFEST> POSTER 4 18:38 191
2605261 이슈 SMTOWN LIVE 2025에 첫 출연한 마이트로 비하인드 사진 ✨ 3 18:38 294
2605260 이슈 카페서 번따 시도한 썰.txt 12 18:38 1,377
2605259 이슈 송중기 천우희 드라마 촬영현장 직찍 2 18:38 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