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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질문…베일 벗은 '오징어 게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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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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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훈 vs 프론트맨 구도로 인간성 논해…456명 게임장은 현실세계 축소판
게임 중단·속행 세력 대립하며 육탄전도…결말은 시즌3로 넘겨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서바이벌 게임 우승자와 주최자가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게임을 한다. 눈 내리는 밤, 길가에 쓰러진 노숙자를 사람들이 도와줄 것인가를 두고. 기한은 자정까지다.

인간의 선함을 믿지 않는 주최자는 아무도 돕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우승자는 그 반대에 베팅한다.


수많은 사람이 노숙자를 스쳐 가면서 우승자의 마음이 타들어 가던 때, 자정 직전 경찰과 신고자가 찾아와 노숙자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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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 최종화에 등장한 성기훈(이정재 분)과 오일남(오영수)의 마지막 내기 장면은 '오징어 게임2'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닿아있다. 이는 마치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첫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라는 근본적이고 오래된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진다.

시즌2에서 주인공 기훈은 여전히 인간 내면의 선함을 믿는 인물이다.

456억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넣었지만, 돈 있는 자가 절박한 사람들을 투견처럼 몰아넣고 유희 거리로 만드는 이 게임을 멈추려고 든다.

세상을 떠난 주최자 오일남을 대신해 프론트맨(이병헌)이 인간의 악한 본성을 강변한다.

프론트맨 역시 기훈처럼 평범하게 살다가 절박한 상황에 놓였고, 게임에 참가해 우승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기훈이 게임 밖에서는 이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 다시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했듯이, 프론트맨은 기훈의 믿음을 꺾기 위해 기꺼이 가면을 벗고 게임 참가자로 나선다.

둘 다 같은 경로를 밟아왔지만, 가진 신념도 행동도 정반대다.

기훈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제한 시간 내 통과하지만, 총에 맞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444번을 구하기 위해 다시 운동장에 뛰어든다.

반면, 프론트맨은 짝짓기 게임 도중 자신과 동료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기 손으로 다른 참가자의 목숨을 끊는다.


"내가 보여줄게. 세상이 너희가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기훈은 이렇게 호언장담하며 게임에 뛰어들었지만, 참가자들의 마음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

456명이 모인 게임장은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다. 

참가자들은 서로 협력관계를 맺으며 크고 작은 무리를 형성하고, 배신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세를 불린다.


기훈도 동네 친구 박정배(이서환)와 가장 먼저 손을 잡고, 게임을 거치면서 조금씩 믿을만한 사람들로 동료를 꾸린다. 게임을 할 때는 서로 믿고 의지하던 팀원들도 상금 앞에서는 끝내 갈라진다.

'오징어 게임2'에서는 모든 게임이 마무리될 때마다 생존자들을 모아놓고 게임 속행과 중단을 다수결 공개 투표로 결정한다.

게임 관리자가 '자유', '자발', '민주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투표를 진행하지만, 모든 투표가 자유로운 것도 아니며 그 결과가 합리적이지도 않다.

각자의 사정, 채무의 규모, 욕심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설득을 통해 게임을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말이 통하지 않자 종국에는 게임 중단을 택한 '엑스'(X) 세력과 속행을 주장하는 '오'(O) 세력이 육탄전을 벌이다가 사상자까지 속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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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는 게임의 규모를 키우면서 자극적인 설정도 더했다.

전작에 없었던 마약, 임신부, 가상화폐 등이 등장하고, 개개 조연 캐릭터에도 다양한 서사를 불어넣었다.

알록달록한 벽 너머 일꾼과 병정, 관리자의 삶이 더 자세히 묘사됐다.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영업사원 역할인 양복남(공유)의 배경, 프론트맨의 사연, 북한 군인 출신인 노을이 일꾼으로 채용되고 일하는 과정 등을 묘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다만, 시청자가 캐릭터의 서사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쌓기 무섭게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죽어 나간다.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놓고 총 7화에 걸쳐 등장인물 수백명을 끊임없이 죽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캐스팅 논란을 부른 최승현(빅뱅 탑)이 연기한 타노스라는 캐릭터는 전체 이야기에서 상당히 큰 비중으로 등장한다. 게임 내내 약물에 취해 행동하는 인물이다.

앞서 황동혁 감독이 직접 타노스에 대해 "아주 많은 용기가 필요한 배역"이라며 "왜 이 작품을 이 (최승현) 배우와 해야 했는지 결과물로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결과물에서도 그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시즌2는 소설 구성의 5단계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가운데 정중앙에 해당하는 위기에서 딱 멈추어 선다.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켜 가던 이야기가 별안간 중단되면서, 주최 측을 향해 크게 반격하는 기훈과 이를 막아서는 프론트맨 간 대결의 향방도 알 수 없다. 

제작진은 인간이 과연 선한지, 개인이 불합리한 시스템에 맞설 수 있는지에 대한 모든 답은 시즌3으로 미뤄놨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12720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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