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에 이어 최상목·이주호) 부총리 등에 대해 계속 탄핵을 몰아붙일 건데 개인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역주민들이 뭐라고 하면 고개 숙이지 말고 ‘죄송하다, 잘 해결하겠다’고 말하라”거나 “방송에 나가거나 기자들을 만나서도 이런 사실을 적극 설득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내란죄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소추를 당론으로 반대한 데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해 단일대오로 뭉치자고 한 것이다.
비상계엄 직후 한껏 몸을 낮춘 듯했던 국민의힘은 최근 친윤석열계 권영세 의원(5선·서울 용산)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도로 친윤당’으로 회귀하며 상황 반전만 노리는 듯한 모습이다.
한 의원은 이런 모습에 “당이 집단최면에 걸려 있는 거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영남의 한 의원은 이를 두고 “그냥 한 줌밖에 안 되는 극단적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08명 국민의힘 의원 중에 59명(54.6%)이 영남 소속 의원들이다 보니 일반 여론보다 공천 경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핵심 당원들의 여론만 신경 쓰며 훗날만 도모하고 있다는 취지다.
중부권의 한 중진 의원은 “드러내놓고 말은 못 하지만 의원들 입장에서 다급할 게 없다. 3년 반 뒤에 이뤄지는 총선에서 어차피 공천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극렬 지지층 눈치를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재준 의원이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지역 여론을 수렴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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