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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70) 전 법제처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냈고,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선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보수의 새 판 짜기에 막후 역할을 했던 그로선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보수를 바라보는 심정이 누구보다 비통했을 터다. 깐깐하기 그지없는 헌법학자인 이 전 처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특히 여러 경로로 위험 징후를 경고하고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잠수함의 토끼’였고, ‘탄광 안의 카나리아’였다.
지난 11월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직후 이 전 처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에게 할 말이 많았던지 흔쾌히 수락했다. 다만 그는 정국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조금 시간을 두고 만나자고 했다. 뜬금없는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예감했던 걸까. 이 전 처장 자신도 “놀랐지만, 돌이켜 보니 징후가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기 이틀 전인 12월 12일 서초동에 있는 법무법인 서울 사무실에서 이 전 처장을 만났다.
“부정선거 주장은 헛소리… 이긴 선거엔 입 닫아”
Q :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5일 전에 이재명 대표를 만났는데 뭔가 짚이는 게 있었나?
A :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나서 이 대표가 했던 말이 번뜩 생각났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나 20분간 공개적으로 대화하다가 비공개로 돌렸는데, 이 대표가 대뜸 ‘계엄령이 염려된다’고 하더라. 내가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했더니 ‘여러 낌새로 봤을 때 적어도 경비계엄 정도는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윤 대통령 성격상 그런 약한 거로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면서 걱정을 하는 거다. 그러면서 내게 널리 알려 달라고도 했다. 아무래도 보수적 학자인 내가 얘기하면 좀 더 관심을 환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난 그때 계엄은 있을 수 없고, 만약 선포해도 국민 저항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데다, 계엄군도 국민의 편에 설 거라고 잘라 말하고서 얘기를 끊었다.”
Q : 정말 온 국민이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충격이 컸다.
A : “그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들이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고 깨워서 알았다. 창피하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고시 합격하고 검찰총장, 대통령까지 됐는지… 대통령이 말끝마다 헌법정신, 헌법 원칙 찾고 그러는데, 헌법 조문이나 제대로 읽고서 포고령을 손질했는지 묻고 싶다. 자기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일으킨 친위 쿠데타로 볼 수밖에 없다.”
Q: 조금 전 윤 대통령이 네 번째 담화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봤나?
A:“오늘 담화는 국민을 향해서 전쟁하겠다는 선포나 다름없었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하면 여론을 호도할까 궁리하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는 거다. 극우 유튜버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선동해서 90%가 넘는 국민과 편 가르고 혼란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뻔히 보여서 안타까울 뿐이다.”
Q: 오늘 담화는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는 게 이유가 될 수 있을까?
A:“난 부정선거 주장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라고 본다. 서버 조작 못 한다. 부정선거 얘기하는 사람들은 자꾸 진 선거만 부정선거라고 주장한다. 그럼 0.7% 차이로 이긴 대통령선거는 어떻게 설명할 텐가?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고작 0.7% 조작 못 할까? 이런 유치한 선동과 주술에 대통령이 빠져 있는 거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2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