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회사가 끊은 물, 시민이 보냈다…남태령에서 구미 농성장 이어진 성탄절 선물
5,538 42
2024.12.25 17:41
5,538 42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25일 시민들이 보낸 생수병이 쌓여 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제공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25일 시민들이 보낸 생수병이 쌓여 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제공

 


성탄절인 25일 아침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생수 수백통이 배달됐다. 시민들이 352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박정혜·소현숙씨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낸 물이었다. 이 물은 공장 건물 옥상에서 지내는 두 노동자가 마시고 먹고 씻는 데 필요한 ‘생명의 물’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9월 공장 내 시설의 물 공급을 끊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옵티칼지회)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렸다. “농성장에 생수가 많이 부족합니다. 농성장으로 물을 보내주세요”라는 요청이었다. 노조원들이 밖에서 길어와 옥상으로 올려보내는 농업용수는 화장실용으론 쓸 수 있지만 먹고 마시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옥상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이 갈증을 달래고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키기려면 생수가 필요하지만 장기 투쟁 현장에선 모든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올린 글었는데 ‘성탄절의 기적’이 이어졌다.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 모인 농민들, 지하철 안국역에 모인 장애인에게 닿았던 연대의 손길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까지 이어졌다. 도움을 요청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전국에서 배달된 물이 최저 기온 영하 4도의 살에는 농성 현장을 녹이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까지 2ℓ들이 생수병 약 1000여개 3번에 나눠 도착했다. 도움을 요청하며 전화번호를 공개한 이지영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에게 전화가 빗발쳤다. 이 사무장은 “한 시민은 전화로 ‘나는 광화문에서 열심히 하겠으니 생수를 보내겠다.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싸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대 여성으로 보이는 시민 2명은 농성장에 직접 찾아와 생수와 귤을 전했다. 농성장에서 이들과 만난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은 “근처에 산다면서 트위터를 보고 찾아왔다고 했다”며 “농성장 앞에 조용히 물을 두고 가시는 분도 있었다”고 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던 외국인투자기업이다.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법인을 청산키로 했다.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월 박씨와 소씨가 공장 옥상에 올라간 지 352일째다.

 

옵티칼지회가 일본 닛토덴코 본사 앞으로 투쟁을 하러 가기 위해 받고 있는 후원에도 연대가 쌓이고 있다. 후원은 지난 21~2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집회 이후 급증했다. 후원자들은 ‘감기 조심하세요’ ‘승리하리라’ ‘남태령 소녀 연대’ ‘한걸음 보탭니다’ ‘저의 1시간 시급’ 등의 메시지를 담아 후원했다. X(구 트위터)에는 “나랏일이 너무 급하지만 일 년 가까이 고립된 옵티칼 옥상에도 인사를 남겨달라”는 후원인증 글도 올라왔다.

 

노동자들은 감격하고 있다. 고공농성 중인 박씨는 지난 23일 X 계정을 만들었는데 이틀 만에 약 1400명의 팔로워가 생겼다고 했다. 박씨는 “기대하지 않은 요청이었는데 놀랍도록 빠른 연대를 봤다”며 “쉽지 않은 실천에 나선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41499

 

목록 스크랩 (0)
댓글 4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세린 X 더쿠💛] 퀸비 vs 핑크 버블리! 너의 추구미는 뭐야? ‘바세린 립테라피 미니 리미티드 에디션’ 체험 이벤트 420 12.23 53,46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301,7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425,95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84,2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57,05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54,62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603,56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208,39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47,30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72,99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4967 기사/뉴스 “여야합의 먼저”… 한 대행, 탄핵까지 각오한 듯 ‘입장불변’ 고수 27 12:20 470
324966 기사/뉴스 [속보]오세훈 "尹, 소환 불응 옳지 않아" 18 12:19 591
324965 기사/뉴스 [단독] "국정원, 계엄 한달 전 백령도서 '북 오물 풍선' 수차례 격추” 7 12:19 538
324964 기사/뉴스 한덕수,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 두고 "고민 중" 101 12:13 1,782
324963 기사/뉴스 김용현 변호인단 기자회견 제한에 취재진 항의…경찰 출동 26 12:12 1,314
324962 기사/뉴스 스포츠동아 K팝 시상식 ‘제1회 디 어워즈’, 내년 서울 개최 12 12:07 449
324961 기사/뉴스 서울역 ~ 킨텍스 16분, GTX 킨텍스역 28일 개통한다 17 12:05 984
324960 기사/뉴스 이재명, 주한일본대사 접견…“민주주의 회복력 믿고 지켜봐달라” 22 12:05 874
324959 기사/뉴스 [속보]“검찰 압수수색은 위법”···휴대폰 압수당한 국가수사본부장 “준항고” 2 12:04 767
324958 기사/뉴스 또 최후통첩…민주당 "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 않으면 28~30일 탄핵 표결" 82 12:03 1,475
324957 기사/뉴스 [ⓓ인터뷰] "배우는 은퇴하나요?"…김희원 감독, '조명가게'의 빛 4 12:02 599
324956 기사/뉴스 [속보] 김용현 측 "'후배' 노상원, 전역 후 행동에 대한 사회적 평가·명예훼손에 가슴 아파해" 51 11:59 1,727
324955 기사/뉴스 [속보] 김용현 측 "尹이 계엄 포고령서 '통행금지' 삭제… 내란 아냐" 52 11:57 1,640
324954 기사/뉴스 푸바오 사는 中 판다기지 돌연 폐쇄…'건강이상설' 연관 있나 25 11:55 1,618
324953 기사/뉴스 가면 뒤에 숨은 '뻑가' 신상 밝혀지나…美법원, 정보 공개 승인 13 11:55 1,160
324952 기사/뉴스 "나가!" 내란 혐의 김용현 측, 질문할 언론사 가려 받으며 기자회견 160 11:52 12,232
324951 기사/뉴스 공수처, '햄버거 가게 회동' 김봉규 대령 첫 소환 1 11:51 282
324950 기사/뉴스 [D리포트] '세월호 변호사' 배의철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 참여하겠다" 8 11:50 942
324949 기사/뉴스 태양, 평생 숙원 풀었다 '한국인의 밥상' 스페셜 내레이터 오늘 출격[공식] 12 11:50 723
324948 기사/뉴스 정부, 中 크루즈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411 11:47 15,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