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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37년만에 복직하신 최초의 여성용접공,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여성, 김진숙 님을 아니? ("여러분은 미래로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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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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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동안 달고 산 통증이 사라졌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정년퇴직자가 사진을 찍는 기념비 앞에 설 때도 그랬다. 이튿날에야 몸이 가벼워진 걸 깨달았다. “원래 통증 때문에 깨거든요. 근데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니까 그냥, 기분이 확 좋은 거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웃었다. 얼굴에는 여전히 용접 불똥이 튄 상처가 남아 있었다.

 

1981년 7월, 그는 ‘대한조선공사 선각공사부 선대조립과 용접1직 사번 23733’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일터에는 식당도 화장실도 없었다. “먹고 쌀 공간만이라도 만들어보려”고 노동조합 대의원이 됐다.

곧바로 대공분실로 끌려갔고 1986년 7월 회사는 그를 해고했다.

복직 투쟁을 하는 동안 대한조선공사는 한진중공업(1989년)으로, 다시 HJ중공업(2021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사이 함께 싸우던 동료 넷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1991년 노조를 이끌던 박창수 지회장은 안양구치소로 끌려간 뒤 의문사를 당했다.

2003년 정리해고를 멈춰달라며 조선소 내 85호 크레인에 올라갔던 김주익 지회장은 목을 맸다.

보름 뒤 그의 동료 곽재규가 85호 크레인 근처 4도크 위로 몸을 던졌다.

2012년 회사의 노조 탄압을 견디지 못한 최강서 조직국장이 목숨을 끊었다)

자신도 항암 투병을 시작했다.

 

결국 김진숙은 복직했다. 지난 2월25일 파란색 작업복에 노란색 안전모를 쓴 그가 옛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을 넘었다. 37년 만이었다. 2020년 12월31일자로 이미 정년 기한을 넘긴 김진숙은 이날 명예 복직과 동시에 퇴직했다.

 

 

 

6년 동안 일한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37년을 싸운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햇수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사회주의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데 화장실도 없고 식당도 없는 게 말이 되냐고 했을 뿐인데 갑자기 얼굴에 보자기를 씌워서 끌고 갔다. 이유만 알려달라고 했는데 해명되는 것도 없고 납득되는 것도 없었다. 어떻게 살겠나. 분하고 억울했다. 내가 이 누명을 풀어야만 새로 취직을 하더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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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싸움을 마칩니다"... 김진숙, 퇴직하다

"김진숙에게만 굳게 닫혔던 문이 오늘 열렸습니다. 정문 앞에서 단식을 해도 안 되고 애원을 해도 안 되고 피가 나도록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이 오늘에야 열렸습니다.

 

37년입니다. 검은 보자기 덮인 채 어딘지도 모른 채로 끌려간 날로부터 37년. 어용노조 간부들과 관리자들 수십, 수백 명에게 아침마다 만신창이가 된 채 공장 앞 도로를 질질 끌려다니던, 살 떨리던 날들로부터 37년입니다.

경찰들이 집을 봉쇄하고, 영도로 돌아오는 시내버스를 불심검문하고, 공장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닭장차에 군홧발로 짓이겨 넣던 그 억장 무너지는 날로부터 37년입니다. 훈련소 폐건물에 감금해놓고 돌아가며 감시를 하던 그날로부터 37년입니다. 그렇게 생이별을 당한 아저씨들이 보고 싶어 눈물방울마다 아저씨들이 맺혀 오르던 그 사무치던 날들로부터 37년이 흘렀습니다.

그중 가장 보고 싶었던 허씨 아저씨가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고, 그 아드님으로부터 오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한 글자라도 아저씨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퇴직금과 채용 저축으로 유인물을 만들고, 산복도로 골목골목 집집마다 "조합원 여러분" 제목의 유인물을 놓고 돌아섰던 북받치는 날들로부터 37년 만에 여러분들 앞에 섰습니다.

오늘 하루가 저에겐 37년입니다. 저의 첫 노조이자 생의 마지막 노조인 금속노조 한진 지회 조합원 동지 여러분. 여러분들의 동지였음이 제 생에 가장 빛나는 명예이고 가장 큰 자랑입니다. 심진호 집행부와 여러분들의 힘으로 굳게 닫힌 문을 마침내 열어주셨습니다.

이 낡은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 박창수 위원장이 입고 끌려갔던 옷, 김주익 지회장이 크레인에서 마지막까지 입었던 작업복, 재규 형이 도크 바닥에 뛰어내릴 때 입고 갔던 그 작업복, 최강서의 시신에 입혀줬던 그 작업복. 탄압과 분열의 상징이었던 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미래로 가십시오. 더 이상 울지 않고, 더 이상 죽지 않는 그리고 더 이상 갈라서지 않는 이 단결의 광장이 조합원들의 함성으로 다시 꽉 차는 미래로 거침없이 당당하게 가십시오.

노조위원장마다 감옥으로 끌려가거나 해고되거나 죽었던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 이후 그토록 복직을 기다리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복수노조를 만들어 34살 최강서를 죽였던 한진중공업 새로운 경영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단 한 명도 자르지 마십시오. 어느 누구도 울게 하지 마십시오. 하청 노동자들 차별하지 마시고 다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이 복직은 의미가 있습니다.

신념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굴종할 수 없어 끝내 버텼던 한 인간이 있었음을. 이념이 굳세서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같은 꿈을 꾸었던 동지들의 상여를 메고 영도 바다가 넘실거리도록 울었던 그 눈물들을 배반할 수 없었던 한 인간이 있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정치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하루 6명의 노동자를 죽인 기업주의 목소리가 아니라 유족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어제 동료가 죽은 현장에 오늘 일하러 들어가는 노동자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차별하는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들 그들이 목숨 걸고 하는 말을 들어야 차별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동일방직, 청계피복, YH 수많은 70~80년대 해고노동자들 삼화고무를 비롯한 부산지역 수많은 신발공장 노동자들이 30~40년을 해고자로, 위장취업자로 빛도 이름도 없이 사라진 그 억울한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맺힌 한을 풀어주십시오. 아사히, 아시아나케이오, 건보공단, 도로공사 비정규직들, 수많은 노동자의 눈물을 씻어주십시오.

이제 이 공장에는 11년 전 고철로 팔려나간 85호 크레인이 곧 다시 세워지게 됩니다. 희망버스로부터 11년, 변함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희망버스 승객여러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특히 우리 지부 동지 여러분.

엄동설한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하고 절을 하고 글쓰기 강좌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하셨던 여러분. 드라이브 스루에 함께 하시고 청와대까지 함께 걸었던 여러분.

문정현 신부님, 그리고 오늘 사진으로 오신 백기완 선생님, 여러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세월, 37년의 싸움을 오늘 저는 마칩니다. 먼 길 포기하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긴 세월 쓰러지지 않게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해고의 위기 앞에 선 대우버스 동지 여러분들 힘내십시오. 끝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13597

 

 

 



 

 

 

 

 

여성 노동자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성 노동자들이 훨씬 더 잘 싸우는 것 같다. 무엇보다 원칙적이다. 걸리는 게 별로 없거든. 남성 노동자들은 군대·혈연·지연·학연 등등 옥죄는 게 많다. 이미 형성된 사회관계 속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우선은 아닌 거다. 그래서 투쟁이나 협상에서 실패한 사례를 여럿 봤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들이 훨씬 독립적이고 원칙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느끼는 태생적인 박탈감도 있고. 요즘 젊은 여성들 아무리 집에서는 평등하고 귀하게 자라도 사회에 나오면 안 그렇잖나. 이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원칙적일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37년 싸워온 나부터 여성 노동자이기도 하고.

 

 

구현이 될까?
요즘 젊은 노동자들은 정말 의식이 높다. 이런 친구들이 자본이 요구하는 대로 순순하게 낱낱이 서로 떨어져서 비정규직으로 만족하고 살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들의 요구를 어떻게 묶어내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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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044

 

 

 

 

 

https://www.youtube.com/watch?v=jpGEHXhckbQ

https://www.youtube.com/watch?v=dR3s8CWH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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