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한줄평 : 그 외엔 다 내려.
배우 송중기 팬이라면 관람 행렬에 올라타는 걸 막진 않겠다. 그러나 그 외엔 다 내려도 될 듯 싶다. 툭툭 끊기는 이야기와 실패한 심리게임에 맥이 풀리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다.
관객에게 어떤 심상을 안기고 싶었던 걸까. 타향살이의 고됨을 알리려 했다면 수긍이 가나 상업영화 메시지로선 적당하지 않다. 비장하고 쓸쓸함을 전하려 했다면 ‘겉멋’처럼 비치니 미션 실패다. 고도의 머리쓰기 ‘심리게임’을 관객에게 제안한 거라기엔 그 수가 너무 얕다. 어디에도 방점을 찍지 못하니 이야기가 가진 매력과 힘이 현저히 떨어진다.
제일 큰 패착은 ‘국희’의 가장 중요한 수싸움을 통으로 날린 것이다. 국희가 기세를 잡는 과정은 이 작품에서 최고로 쫄깃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인물들의 심리전을 단계적으로 밟지 않고 ‘국희’의 내레이션 몇마디로 퉁쳐버리니 보는 이마저 김이 샌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연출 의도가 의아할 정도다.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동력을 잃어버리니 여운을 주려고 구성한 결말이 다소 뜬금없이 느껴진다. 엔딩 타이틀이 올라갈 땐 ‘엥, 이렇게 끝낸다고?’라는 말이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캐릭터들도 입체적인 척만 할 뿐, 너무나도 예상대로 흘러 매력이 없다.
장점을 꼽자면 중반 이후 송중기의 멀끔한 슈트룩이다. 송중기의 팬이라면 만족할 수 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엔 구멍이 없지만, 끌림 없는 캐릭터들이라 그 노력이 빛나진 못한다.
■고구마지수 : 3.6개
■수면제지수 :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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