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 담서원씨가 2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입사 후 전무에 오른 것은 3년5개월 만이다.
1989년생으로 35세인 담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그는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1년5개월 만인 2022년 12월 경영지원팀 상무로 임원 승진했고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담 전무는 지주사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와 2018년 증여받은 오리온 지분 1.23%를 보유하고 있다. 담 전무는 10대부터 재계의 미성년 주식 부자 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불닭’으로 유명한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오너가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은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전 본부장은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당시 부친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예상보다 일찍 경영에 뛰어들었다. 올해 30세가 된 전 본부장은 입사한 지 4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매일유업 오너 3세인 김정완 회장의 장남 김오영 전무는 2021년 10월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담당 임원(상무)으로 입사한 뒤 2년6개월 만인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1986년생으로 2013년 신세계그룹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뒤 이듬해 정직원으로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전무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0.01%씩 갖고 있다.
삼양그룹 김윤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에 선임돼 ‘오너 4세’ 경영의 신호탄을 알렸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2014년 삼양사에 입사해 10년 만에 사장까지 올랐다.
농심 오너 3세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도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해 2022년 2년10개월 만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오너가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 자녀는 입사 후 능력을 입증받는 성과를 쌓거나 수년간 경영 수업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식품그룹처럼 재계 10위권 밖 그룹 오너 자녀들은 이렇다 할 검증 절차 없이 초고속 승진하고 있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입사 후 임원이 되기까지 걸리는 1~3년은 일반 직원이 입사 후 대리가 되는 데도 부족한 시간”이라며 “경험은 물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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