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골목도 기념품가게도 종적 감춘 외국인
20일 오후 광장시장의 한 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음식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사진=곽선우 기자
"헬로~ 헬로~ 컴, 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자영업자의 연말 특수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사태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많다는 한국관광 필수코스인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K관광의 성지'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오후 방문한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가게로 불러들이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외국인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에서 그나마 시장을 찾은 이들을 잡아보려는 안간힘이었다.
계엄 사태 이후 관광업계에 먹구름이 낄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여행·호텔업계에선 외국인의 방한 패키지나 호텔 등 개별여행 신규 예약률이 둔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예약률 둔화에 앞서 12월 방한관광 취소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요 도심에서 집회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방한관광 취소 파장은 여행사와 호텔에 머물지 않고 이곳 광장시장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20일 오전 광장시장 노점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곽선우 기자
외국인 북적이던 먹자골목... "이젠 줄 안 서요"
이날 만난 광장시장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회 한 관계자는 "원래 외국인이 훨씬 많았는데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상대적으로) 내국인이 더 많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입구에서 만난 한 관광안내사도 "(계엄 사태 이후)날이 갈수록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번 사태 여파를 언급했다.
광장시장 기념품 가게의 상품들은 오랫동안 팔리지 않았는지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45)는 "원래 이쪽 골목이 사람들로 꽉 차 있었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휑하다"며 "탄핵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한숨 쉬었다.
광장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과 가게를 운영하는 B씨(60)는 "한 외국인 손님이 '자기 친구들도 원래 한국에 놀러 오려고 했는데 한국은 위험하다는 주변 만류에 항공권을 취소했다'고 말해줬다"면서 "가끔 시장을 찾는 외국인도 있지만 계엄 사태 전보단 훨씬 못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광장시장의 얼굴인 먹자골목에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내국인 방문객이 훨씬 많았다. 금요일 오후 시간대는 계절과 무관하게 외국인 관광객의 대기줄을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이날은 종적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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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047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