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고물가·고금리에 얇아진 지갑…OTT 구독 끊고, 도시락 싸 다닌다
1,544 3
2024.12.24 08:24
1,544 3

[닫힌 지갑, 주저앉는 경제]
<하> 쓸 돈이 없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정치 불확실성까지
가처분 소득 감소에 지출 더 줄여
"재정 정책 등으로 시장에 돈 돌아야"

 


자녀 1명을 둔 외벌이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등 각종 앱의 구독을 취소했다. 올해 초에는 1년 이상 다녔던 테니스 레슨도 끊고 러닝으로 취미도 바꿨다.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했던 외식도 이제는 2주에 한 번으로 줄였다. A씨가 5년 전 받았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가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A씨는 2019년 결혼 당시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3억 원의 주담대를 금리 2.2%(5년 고정 주기형·35년 만기)로 받았는데, 5년이 지난 현재 4.4%로 올랐다. 이에 따라 매달 빠져나가는 원리금이 102만 원에서 140만 원으로 40만 원가량 늘어나 버렸다. A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매달 고정비가 40만 원이 늘어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게 됐다"며 "꼭 필요한 지출 아니면 최대한 쓰지 말자는 주의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서민 주머니 사정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는 꿈도 꾸지 못할 뿐 아니라 이제는 생활필수품까지 아껴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내수 부진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가구당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 비율)은 69.4%로 지난해 3분기(70.7%) 대비 1.3%포인트 낮아졌다. 평균소비성향이 낮을수록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이 적다는 걸 의미한다. 평균소비성향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계엄사태 이후 주요 지역 카드 결제액 줄었다


여기에 '12·3 불법 계엄사태' 등 정치 변수까지 내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일보가 서울시의 실시간 도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계엄사태 이후 일주일간(12월 4~10일) 주요 인구 밀집 지역에서 카드 결제 금액(신한카드 기준)은 전주(11월 27일~12월 3일) 대비 최대 12%까지 줄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창동역 인근 상권은 계엄사태 이후 일주일간 27억9,000만 원이 결제되면서 전주(31억6,600만 원) 대비 결제 금액이 11.9% 줄었다. 같은 기간 오목교·목동 지역은 5.9%, 신림역 인근은 4.8%씩 감소했다. MZ세대의 '핫플레이스'인 성수역 인근 역시 계엄사태 이후 카드 결제액이 전주 대비 6.4% 줄었으며 홍대(-4.1%), 광화문(-2%)도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직장이 몰려있는 강남역, 여의도, 서울역에선 카드 결제 금액이 큰 변화가 없었다. 강남역과 여의도 상권에선 전주 대비 1%가 상승했으며, 서울역의 경우 1.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제 주체들은 필수 소비를 제외한 일반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있다. 직장인 이모(34)씨는 "이달 초부터 와이프와 함께 점심 도시락 싸서 다니고, 커피는 회사 탕비실에서 해결한다"며 "물가가 많이 올라 점심값만 해도 요즘 1만 원이 훌쩍 넘어 도시락을 싸가는 것만으로도 50만 원은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씨도 출산을 앞두고 통신 서비스를 알뜰폰으로 바꿨다. 박씨는 "침대, 카시트 등 대부분 유아용품은 물려받거나 중고로 들이고 있다"며 "그래도 돈이 나갈 곳이 워낙 많아 좋아했던 커피나 디저트는 그동안 받은 기프티콘으로 연명하는 신세"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8,000원(1.7%) 줄었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이자 비용·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의식주 비용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자산 구입이나 부채 상환 등에 쓰이는 여유자금을 말한다.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감소 추세로, 2006년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극단적 소비 절약"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이런 부담을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해 타격이 더욱 크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이 지난해 대구 지역 청년(만 19~39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부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는 전세 임차나 매매를 위해 대출을 받았으며, 이 중 73.3%가 변동금리를 택했다. 변동금리로 인해 이들의 이자율은 평균 1.9%포인트 올랐다. 이들의 평균 부채가 8,348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으로 연이자 부담이 161만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아예 무지출 챌린지 등 극단적 소비 절약을 실천하는 '짠테크족'도 늘고 있다. 직장인 최모(36)씨는 매일 스마트폰에서 한 동영상 앱을 켜 출석 체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앱은 매일 출석 체크를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면 수십 원의 포인트를 주고, 친구를 초대해 10일간 매일 앱을 이용하게 하면 3만 원도 추가로 지급한다. 걷기 앱을 통해 몇 원 단위를 모아 커피나 편의점 상품권으로 교환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40315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최.초.공.개❤️ 싱글큐브섀도우 체험단 이벤트✨ 96 12.23 26,76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84,29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401,07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66,5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32,46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34,65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91,96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194,6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26,37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53,76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6986 이슈 뉴진스 해린 인스타 업뎃 21:33 100
2586985 이슈 [단독] 檢, 압수한 국가수사본부장 핸드폰 포렌식 못했다…'체포조' 수사 난항 21:33 66
2586984 기사/뉴스 재계·외교가 “韓 탄핵, 국가 안정성 표류” 우려 목소리 [野, 韓 탄핵안 보류] 7 21:32 342
2586983 이슈 거진 굿판인 집회 분위기 11 21:32 1,038
2586982 기사/뉴스 [단독] 명태균, 윤 입당 전 인터뷰부터 김 여사엔 이태원 참사 대응 자문 8 21:31 437
2586981 이슈 CHUU 츄 'Nothing' | Bruno Major Cover 21:31 23
2586980 이슈 경찰, 관저 앞 '1인 시위'도 불허‥과잉 대응 논란 5 21:31 160
2586979 이슈 아니 제발 정우 ㄹㅈㄷ깔끔남이라 쟈니 입에 홍시 넣어주자마자 빠르게 숟가락 바꿔치기함.X 3 21:30 422
2586978 기사/뉴스 트럼프, 그린란드에 '군침'…"식민지 개척식 '아메리카 퍼스트'"(종합) 1 21:29 139
2586977 이슈 수진 (SOOJIN) ‘Santa Baby’ Special Clip | Laufey 21:29 149
2586976 이슈 비상계엄 이후 한국 소비자심리지수 근황 13 21:28 1,181
2586975 이슈 초미녀 9명이 산타옷입고 말아주는 이레전드크리스마스무대를 본팬이 정말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믿기 힘듬 5 21:28 1,237
2586974 기사/뉴스 강남 한달새 최대 10억 하락…"본격 조정" vs "일시 급락" 4 21:27 563
2586973 기사/뉴스 '설렘이 악몽으로'…몽골여행 동행·여행사 모두 가짜였다 4 21:26 1,310
2586972 이슈 2024년 화제의 인물은 누가 있었을까? 22 21:25 985
2586971 이슈 밝고 희망찬 가사가 결코 아니라는 노래 ㄷㄷ 4 21:25 1,840
2586970 이슈 2018년 아겜 동료 이승모선수한테 티켓 주고 사비로 업그레이드 해준 뮌헨 김민재 2 21:24 597
2586969 이슈 스키장 같이 간 김영대 송강 9 21:23 1,643
2586968 이슈 국회에서 잔 것 같은 이재명 28 21:23 3,355
2586967 이슈 일 잘한다고 칭찬받는 김병주블리 막내보좌관 27 21:23 2,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