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눈으로만 쫓기 바쁜 '하얼빈' [무비뷰]
1,811 2
2024.12.23 21:42
1,811 2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광활하다. 경이롭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절경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다. 다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진 못한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연출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대한의군 참모총장 안중근(현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안중근은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일본군과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모리 다쓰오(박훈) 소좌 등 일본군이 포로로 잡힌다.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일본군 포로들을 사살하지 않고 풀어줄 것을 주장한다. 독립군 동료 이창섭(이동욱)과 한차례 설전이 오가지만, 결국 이들은 일본군을 풀어준다.

그러나 안중근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본군들이 돌아와 독립군에게 테러를 가한다. 안중근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희생된 독립군들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듬해 안중근과 이창섭을 비롯해 최재형(유재명),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등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처단할 계획을 세운다.

마침내 이들은 늙은 늑대를 처단하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영화는 앞서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민호 감독은 114분의 러닝타임 동안 황량하기 그지없는 하얼빈과 블라디보스토크의 전경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실제로 몽골, 라트비아, 한국 등에서 6개월에 걸쳐 로케이션을 진행했다는 우민호 감독은 스크린 속엔 그 시절 독립군들의 지독한 외로움과 고뇌의 시간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안중근 의사를 앞세운 작품 중 '하얼빈'이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은 그의 내면 묘사를 조금 더 세밀하게 다뤘다는 점이다. '하얼빈'은 '대한의군 참모총장'의 자리에서 안중근이 겪는 인간적 고뇌, 외로움 등에 집중한다. 그러면서도 소위 말하는 '국뽕'이나 신파에 집중하기 보단 오히려 덤덤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그려낸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 역시 낮은 톤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섬세한 감정선으로, 넘치지 않도록 안중근 의사의 고뇌를 표현한다.

다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관객들은 모두 '하얼빈'의 엔딩을 이미 알고 있다. 지금 이 땅을 밟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그 결말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하얼빈'을 통해 다시금 그 역사를 들여다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하얼빈'의 빈약한 스토리라인은 묵직한 미장센과 압도적 광경을 받쳐주지 못한다. 관객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전에 절경들이 펼쳐지니 가슴이 아닌 눈으로만 영화를 쫓게 된다. 안중근 의사의 감정선이나 '거사'를 향해 가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역시 밋밋하다.

 

http://www.stoo.com/article.php?aid=98033448068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최.초.공.개❤️ 싱글큐브섀도우 체험단 이벤트✨ 86 12.23 17,21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71,74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84,71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59,9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23,84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26,8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86,5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189,10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20,35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43,3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6059 이슈 예산 낭비라고 겁나 까였는데 집회 맛집이 된 건에 대하여... 4 02:02 1,025
2586058 유머 영화로 기존쎄 보여주는 조권 vs 이채영 01:59 550
2586057 이슈 원 그리기 참 쉽죠? 1 01:56 358
2586056 유머 뮤지컬 <아나키스트> 무혁 역할 맡은 남돌.jpg 01:54 624
2586055 이슈 피자집 알바생인데요 사장님이 저도 같이 월세를 내래요 50 01:53 2,152
2586054 이슈 6년 전 오늘 발매 🎥NCT 127 '신기루 (Fly Away With Me)' 🎥 1 01:49 81
2586053 유머 ??? : 서양인들은 떡볶이를 혐오한다.jpg 43 01:48 2,116
2586052 유머 123계엄때 국회로 뛰쳐간 고흥 농민의 딸의 시민발언(feat 남태령) 11 01:45 906
2586051 이슈 송혜교・전여빈 주연 [검은 수녀들] 손익분기점 25 01:37 2,593
2586050 기사/뉴스 노상원이 수십 번 찾아갔던 무속인 인터뷰 15 01:33 2,498
2586049 이슈 16년 전 오늘 발매♬ 코다 쿠미 'stay with me' 01:31 126
2586048 이슈 양주시 덕계천에서 사라지고 있는 길고양이들(학대 사진 없음) 31 01:27 1,892
2586047 이슈 사복입고 법원 출두한 보험사 CEO 암살범 루이지 만지오네 93 01:26 6,939
2586046 이슈 목에 남기는 키스마크의 위험성 25 01:25 5,531
2586045 이슈 LA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여자친구 모델 니와 니키.jpg 8 01:22 2,440
2586044 기사/뉴스 로레알, K뷰티 브랜드 ‘닥터지’ 인수... '스타일난다' 이어 두 번째 17 01:17 2,121
2586043 이슈 사무실에서 내가 앉을 자리 고르기 215 01:14 5,884
2586042 유머 가비 : 난 화가 많은 거지, 예민한 게 아냐 20 01:09 4,370
2586041 이슈 과학자 수학자 컨셉으로 시그 팬키트말아준 서인국 6 01:07 1,517
2586040 이슈 2년전 오늘 불후의명곡 왕중왕전 "6연속 우승🏆한" 포레스텔라 - MAMA(EXO-K) 3 01:07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