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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150만원 월세 상가 아들에게 물려줬더니...” 80대 노인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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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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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돕겠다” 절절한 내리사랑
자산 통제력 있어야 노후 안정
효도계약서는 구체적으로 써야


[왕개미연구소]
“어리석은 노인이 되려면, 자식을 믿고 재산을 일찍 물려주라.”

 

요즘 60~70대 은퇴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처럼 회자되는 말이다. 어설프게 재산을 물려주면 자녀에게 독(毒)이 될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의 노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돈을 물려주는 것은 단순히 재산의 이전을 넘어 감정적, 제도적, 사회적 요소를 모두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인생 말년에 돈도 잃고 자식과도 멀어져서 외로운 노인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평생 쌓아온 공든 탑을 지키는 상속의 지혜>를 펴낸 고득성 작가(공인회계사)는 지혜로운 자산 대물림에 성공하려면 3C(Control, Contract, Cost-saving)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Control : 자산 통제력은 평생 지키기

 

자녀가 독립하여 내집 마련을 하려면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자녀를 지원하고 싶겠지만, 자산을 자녀에게 모두 넘겨줘서 통제력을 잃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혼이나 사업 실패 등 자녀의 상황 변화에 따라 자산 가치가 훼손될 위험이 높아지고, 부모 역시 자산을 모두 넘겨 버리면 갑을 관계가 뒤바뀌어 긴급한 재정적 필요 상황에 대처할 여력이 줄어든다.

 

고득성 작가는 “자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과 부모의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절묘하게 잘 조화하는 작업이 승패를 가른다”면서 “부모가 스스로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면서 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 소유의 부동산을 자녀에게 전세로 빌려주고, 부모는 자녀로부터 받은 전세 자금을 노후 생활비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해당 부동산은 부모 사후에 자녀에게 이전한다는 내용으로 ‘사인증여(死因贈與)계약’을 해 두면, 부모와 자녀 모두의 이익을 조율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고득성 작가는 “사인증여계약을 해두면 부모는 상속 시점, 즉 죽을 때까지 재산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고, 자녀는 전세 자금만 부담하면서 훗날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이 2만명에 육박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그래픽=정다운

 

2️⃣Contract : 노후 안정을 위한 효도계약서

 

80대 초반 은퇴자인 A씨는 시가 6억원 상당의 상가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아들은 “상가 임대료 150만원은 매달 아버지 통장으로 송금하겠다”고 약속했고, A씨는 이를 굳게 믿었다. 그러나 1년쯤 지난 후부터 아들 연락이 뜸해졌다. 아들 내외가 찾아오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생활비 입금도 끊겼다.

 

A씨는 “아들이 150만원 정도를 못 보낼 정도로 형편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사업이 예전처럼 잘 풀리지 않다 보니 부모와의 약속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면서 “효도는 부모의 경제력에서 나온다고 주변에서 말렸지만 아들이 이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에게 줬던 상가를 되돌려 받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고 있다.

 

A씨처럼 선뜻 재산을 이전했다가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득성 작가는 “재산의 소유권은 이전하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재산 반환을 요청할 수 있는 약정을 하는 것이 방법”이라면서 “부모가 생전에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되, 효도라는 조건을 붙여서 증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효도계약서’다. 효도계약서는 ‘부모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재산을 돌려 준다’처럼 추상적으로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가령 누가 누구에게 증여를 하고, 증여시 매달 생활비는 얼마씩, 어떻게 받을 것인지 세세하게 기재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작성하면 법원에서 계약서가 무효가 되거나, 실제 재판까지 갔을 때에도 ‘부모에게 얼마나 잘했느냐’를 갖고서 다툼이 생길 수 있다.

 

‘2025년 1월 1일부터 매달 15일에 어머니의 OO은행 OO계좌로 100만원을 이체한다’라거나 ‘매달 1회 이상 손자들과 함께 부모님 댁에 방문하고, 방문 전에는 반드시 미리 휴대폰으로 연락한다’와 같이 명확히 조건을 제시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증여받은 재산을 되돌려준다’라고 기입하면 된다. 효도 이행 여부는 계좌 내역이나 휴대폰 통화 내역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고득성 작가는 “효도는 구체적인 조건을 명확히 제시해야 원활히 이뤄진다”면서 “조건을 추상적으로 써두면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게 되고, 서로 입장 차이 때문에 소송으로 가기 쉽다”고 말했다.

 

부자들의 세금으로만 여겨지던 상속세는 중산층 세금으로 바뀌고 있다./그래픽=김현국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78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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