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청은 최근에 철거... 합천군민운동본부 "군수 면담 약속 이행 촉구"
경남 합천군이 시민들에 의해 뽑혔던 전두환(1931~2021)씨의 기념식수 표지석을 다시 설치해 논란이다. 전씨는 12‧12 군사반란을 비롯한 여러 범죄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 당했다.
합천군청 뜰에는 전두환씨가 1980년 9월 5일 방문해 심은 나무 앞에 '전두환 대통령 기념식수'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그동안 전두환씨 기념 관련 흔적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합천군은 이 표지석을 그대로 두었다.
이런 가운데 '전두환(일해) 공원'이란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가 지난 12일 진행한 '12.12 전두환, 12.3 윤석열 내란수괴범 심판' 행사에 참석한 광주시민들이 이 표지석을 뽑아낸 것이다.
하지만 이후 합천군청은 표지석을 보관하고 있다가 지난 18일 다시 설치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는 "합천군청은 우리 예상과 한 치의 오차도 없다"라며 "시민들에 의해 뽑힌 기념식수 표지석이 다시 군청 마당에 옮겨져 설치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청 관계자는 "원래 있던 자리에 표지석을 갖다 놓은 것"이라며 "허가 없이 뽑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합천군청과 달리 전두환씨 기념식수 표지석을 스스로 철거한 지역들이 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청은 지난 11월 15일 청사 내 뜰에서 발견된 전두환씨의 기념식수 표지석을 철거해 창고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이 표지석은 1987년 해운대구청을 방문한 전두환씨가 나무를 심었을 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표지석을 철거했다"라며 "철거된 표지석은 잠정적으로 청사 창고에 보관"이라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도청 민원실 앞 공원에 있던 전두환씨 표지석 또한 2020년에 철거되었다.
"군수 면담 약속 이행하라"
한편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군수를 향해 면담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지난 12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광주에서 온 시민들과 함께 군수실 앞에서 군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당시 부군수가 나와 '수일 안으로 군수 면담 일정을 잡겠다'고 해서 농성을 풀었다"라며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면담이 어떻게 되는지 물었지만,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3인과 합천군민운동본부 2명을 대표단으로 해서 군수 면담을 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군청 내부에서는 광주는 배제하라는 말도 나오는 모양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청 관계자는 "당사자인 군수 없이 약속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연말연시에 일정이 많아 당장은 면담을 잡기가 어렵고, 내부적으로 일정이 되는 대로 합천군민운동본부와 날짜를 잡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지난 11월 15일부터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국민청원'을 벌여 기한인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 동참을 이끌어 내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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