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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장르 입은 드라마, 일상 벗어난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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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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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파리 올림픽에 관심이 쏠린 만큼 방송가에서는 해당 기간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는 등 변칙적으로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최근 생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방송사로서는 드라마 방영 요일까지 고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평일(월화 또는 수목) 드라마는 거의 볼 수 없었으며, 방송했다고 해도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쳤다. 반면 금·토·일요일에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간 각축전이 벌어졌다. 이들은 각자의 장점, 예컨대 미스터리·이혼·판타지 등 장르물로 고정팬을 확보하든지 뛰어난 연출과 각본, 그리고 연기 등으로 화제성을 사로잡아야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음식과 여행이 여전히 많은 인기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 한국적이면서 젊은 세대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가지는 장르를 선택한 결과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미스터리 명가’로 부활한 MBC

납치, 살인 등 사건·사고를 다루는 일종의 추리물에 해당하는 미스터리를 올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잘 활용한 방송사는 MBC다. 한때 ‘드라마 명가’로 불렸던 MBC는 최근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리, 집’(5월24일∼6월29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Black Out)’(8월15일∼10월4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10월11일∼11월15일)까지 미스터리 드라마를 주말에 연달아 내놓으면서 반전을 꾀했다.

숨겨진 진실을 찾는 과정을 숨 막히는 연출과 이야기 전개, 그리고 뛰어난 연기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여러 회로 나뉜 드라마이지만 영화 같은 몰입감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특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전국 방송사 소속 촬영감독 800여 명이 가입된 방송직능 연합단체에서 주최하는 제31회 그리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최우수남자연기상(한석규), 최우수여자연기상(채원빈), 연출상, 편집상까지 5관왕을 차지하면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구체적인 실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청률, 화제성 면에선 좋았지만 정작 제작 관리 면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는 평가가 MBC 내부에서 나왔었다.


◆이혼·판타지 등 장르로 승부 본 SBS

SBS는 다양한 장르를 내놨다. 최근 장르물에 대한 인기가 적지 않고 시청자의 취향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굿파트너’.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를 다룬 법정 드라마다. 장나라와 남지현, 지승현 등 배우들의 명연기도 인기의 한몫을 했지만, 다양하면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이혼의 사례를 다룬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본을 쓴 최유나 작가는 13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로, 본인이 변호하거나 곁에서 봤던 이혼 사례를 드라마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혼 사례들과 배우들의 연기 등으로 드라마는 최고시청률 17.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마약을 복용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고등학교 동창들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커넥션’(최고시청률 14.2%)과 잘못된 판결로 지옥에서 이승으로 떨어져 판사 강한나(박신혜)의 삶을 살게 된 악마와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의 이야기를 다룬 ‘지옥에서 온 판사’(최고시청률 13.6%), 사고만 치던 철부지 재벌3세 진이수(안보현)가 강력팀 형사가 되면서 통쾌하게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재벌X형사’(최고시청률 11.0%) 등 SBS는 올해 미스터리,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주말 일일 드라마 말고는 답이 없는 KBS

반면 KBS는 올해 죽을 썼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는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과 종편채널에 비해 좋지 않았다. 판타지 사극 ‘환상연가’, 로맨스 ‘함부로 대해줘’, 미스터리 ‘완벽한 가족’, 코믹 ‘개소리’, 의학형사물 ‘페이스미’ 등을 내놨지만 최고시청률이 5%를 넘지 못했다.

그나마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8시쯤 방송하는 주말드라마가 선방했다.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 박도라(임수향)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 고필승(지현우)을 다룬 ‘미녀와 순정남’(최고시청률 21.4%)이나 청렴세탁소 다림이네 가족이 옷 대신 돈을 다림질하며 벌어지는 로맨틱 돈다발 블랙 코미디 ‘다리미 패밀리’(최고시청률 16.8%)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시청률을 높지 않지만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얼굴, 새로운 연출 등을 맛볼 수 있는 ‘KBS 드라마 스페셜 2024’가 중단되지 않고 명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그나마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주춤한 지상파 틈 치고 나간 케이블·종편

지상파가 주춤하는 사이 웰메이드(잘 만든) 드라마를 내놨던 케이블과 종편 채널은 올해에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tvN의 경우 올해 최고 화제작인 ‘눈물의 여왕’(최고시청률 24.9%)은 물론이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드롬의 주역 ‘선재 업고 튀어’(최고시청률 5.9%), TV 통해 여성국극을 부활시킨 ‘정년이’(16.5%) 등을 내놨다. 특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4 최고의 K드라마 10선’을 발표하면서 ‘선재 업고 튀어’를 1위로 선정, “큰 예산이나 유명한 스타는 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잘 짜인 스토리가 있었다”고 평했다.


더불어 중년 남성의 각기 다른 방식의 자식 사랑과 복수를 담은 ENA ‘유어 아너’, 20대와 50대 나이를 오가게 된 여자를 이야기하는 JTBC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능은 음식과 여행

예능 분야에서는 음식과 여행이 강세를 보였다. 우선 지난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1’(이하 ‘흑백요리사’)은 음식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슴 따뜻하게 하는 평가와 동료애와 동지애가 넘치는 경연자들의 모습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인기에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 시즌2 제작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또한 과거 음식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신스 2014(since 2014)’란 이름으로 지난 15일 부활했다.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도 많이 방송됐다. 채널S ‘내돈내산 독박투어’, KBS2 ‘나라는 가수 인 독일’, MBN ‘전현무계획’, tvN ‘핀란드 셋방살이’·‘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삼시세끼 라이트’·‘서진이네2’ 등. 이들은 단순히 국내외를 여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자신들의 채널만이 아닌 OTT 등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수익 다변화를 시도했다”며 “특히 한국적인 요소들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장르와 결합시켜 좋은 성적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재 업고 튀어’와 같이 유명 배우나 많은 제작비와 상관없이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연출 등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https://naver.me/Fio7STf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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