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신군부가 서울대 진압을 앞둔 순간, 스물두살의 유시민은 텅 빈 학교를 홀로 지키며 무슨 생각을 하고있었을까.
7,666 46
2024.12.22 21:39
7,666 46

(1980년, 신군부가 서울대 진압을 앞둔 순간 )

밤 10시가 다 되어 학교를 나오다가 유시민군을 만났다. 빨리 나가자는 말에 뜻밖에 그는 자기는 학교에 남겠다고 했다. 어떻게 군인들에게 텅 빈 학교를 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일단 피해야지 무슨 얘기냐는 내 말에 유시민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됐던 그날, 학생회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던 나는 그저 민망한 일로 여겼던 반면, 대의원회 의장인 그는 군인들이 의기양양하게 텅 빈 학교에 주둔하는 광경을 그렸던 것이다.

망해가는 나라에서 황현과 같은 선비가 목숨을 끊은들 그게 대세에 무슨 영향이 있겠냐마는, 황현처럼 목숨을 끊는 선비 하나 없었다면 조선의 망국이 얼마나 더 참담했을까?

유시민군을 남겨두고 통금이 다 되어 집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켜니 긴급 뉴스로 비상계엄 전국 확대의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그 뒤로 나는 현실에서건 역사에서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일을 보게 될 때면, 광주 학살의 전야에 그 넓은 관악캠퍼스의 불 꺼진 학생회관에 홀로 남은 유시민을 떠올렸다.

스물두살 어린 나이의 그는 다가오는 카타필라의 굉음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ㅡ한홍구 교수의 '유시민처럼 철들지 맙시다' 칼럼 중



mwZisI


목록 스크랩 (2)
댓글 4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퍼셀X더쿠💎] #빈틈없는쫀쫀결광 NEW 화잘먹치트키 ✨글로우 배리어 세럼✨ 체험 이벤트 377 04.09 26,32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630,14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301,8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503,47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638,28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618,9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65,27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2 20.05.17 6,285,99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99,2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610,86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98597 이슈 키키(KiiiKiii) 수이 생일 기념 멤버들이 올린 트위터🐌🦋🦩🐮💥 1 23:08 47
1498596 이슈 윤 어게인과 신천지 구원파 2 23:06 500
1498595 이슈 [단독 인터뷰] '성희롱 누명' 벗은 피겨 유영, 첫 심경 고백 "실명 밝히기 두려웠지만, 더 이상 숨고 싶지 않다" 4 23:06 381
1498594 이슈 NEXZ(넥스지) “Simmer" M/V (수록곡 선공개) 12 23:00 148
1498593 이슈 최수종 vs 차인표의 사랑꾼 테스트.jpg 8 23:00 434
1498592 이슈 2년전 오늘 발매된, 케플러 "Giddy" 1 22:58 71
1498591 이슈 @ 인생은 그런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란다 2 22:58 423
1498590 이슈 한국 표절 중인 미국 근황.jpg 28 22:58 3,765
1498589 이슈 [WSWF]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팀별 응원 주제곡 댄스 비디오 2 22:57 317
1498588 이슈 오늘 비주얼 장난없다는 데뷔 첫 생일라방 켠 키키 수이 5 22:56 393
1498587 이슈 언젠가 한 번은 만나줬으면 하는 이준영 김혜윤 조합 상플.gif 9 22:56 658
1498586 이슈 8-90년대생들의 카카오페이지이자 리디북스이자 포타였던 것 24 22:55 2,853
1498585 이슈 보호자 무시하고 사리사욕 채우는 동물병원 3 22:52 1,869
1498584 이슈 운전면허 딸 때 의견 갈리는 두 가지 57 22:52 1,669
1498583 이슈 6년전 오늘 발매된, 밴디트 "Hocus Pocus" 3 22:50 141
1498582 이슈 와이프랑 대판 싸웠습니다.. 18 22:50 2,617
1498581 이슈 ??? : 진짜 내조의... 남왕이다.. 11 22:50 2,072
1498580 이슈 엔시티 마크 1999 챌린지 with 성한빈 2 22:49 287
1498579 이슈 한국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커서 놀란다는 것 9 22:47 2,288
1498578 이슈 W Korea Vol.5 커버 주인공 맞추기 15 22:47 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