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젊은이들은 과거 계엄에 맞서 피 흘리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앞세대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제 그 감사를 저 젊은 친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정말 고맙다. 그대들…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로 교체되는 것이 기껍고 반갑다. 지난 시대와 함께 늙어 소멸하는 것이 조금도 슬프거나 억울하지 않다.
3,091 30
2024.12.22 17:43
3,091 30

남태령의 젊은이들 덕분에 이제 농민은 외롭지 않다

 

8년 전 박근혜 때와 너무 다른 농민 시위 광경

김혜형 전업농부·작가
김혜형 전업농부·작가

한밤중에 문득 깨고 보니 2시 40분. 계속 자려고 뒤척였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어둠 속에서 휴대폰을 더듬었다. 유튜브를 여니 실시간 영상이 뜬다. 아니, 오밤중에 웬 라이브? 열어보니 농민들(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가 남태령 고개에 멈춰 있고 그 앞을 경찰차가 가로막고 있는데, 세상에… 놀랍게도 형형색색 응원봉을 든 젊은이들이 현장에 가득하다. 막차 끊긴 지 오래인 이 시간에, 국민 대다수가 깊이 잠든 한밤중에, 극심한 추위를 견디며 젊은 친구들이 길바닥에서 농민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니. 울컥, 목이 멘다.

8년 전 박근혜 때와 너무 다른 2024년 남태령 농민 시위 광경

2016년 박근혜 탄핵 때도 농민들은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올라갔었다. 딱딱한 아스팔트에 트랙터 바퀴가 닳고 기계가 망가지는 걸 감수하면서, 몇 날 며칠을 길에서 먹고 자며, 시속 20~30km로 기다시피 올라갔지만 양재IC에서 가로막혔다. 피로에 지친 농민들을 기다린 건 곤봉과 발길질, 그리고 체포였다. 당시 경찰의 폭행으로 3명이 다치고 28명이 연행되었다. 경찰에 맞아 머리가 깨져 피 흘리던 농민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 광화문의 촛불 시민에겐 휘두르지 못하는 진압봉을 상경한 농민의 머리 위로 망설임 없이 내리치는 공권력을 보며, 농민은 이 나라의 하층민이구나, 분노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트랙터들이 멈춰 서 있다. 2024.12.22. 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트랙터들이 멈춰 서 있다. 2024.12.22. 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2. 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2. 연합뉴스

8년 전과 어젯밤은 달랐다. 길을 틀어막고 체포, 연행하는 공권력의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로막힌 농민들에게 막차를 타고 달려간 시민들은 8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졌고, 젊어졌고, 강인해졌다. 다수의 시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니 경찰도 전처럼 무차별 폭력을 쓰지 못했다. 8년 전 농민들은 외로웠으나, 어젯밤 농민들은 시민들의 환대와 응원으로 추위와 고단함을 잊었을 것이다. 저 유연하고 밝고 씩씩한 젊은이들을 좀비 윤석열과 부패한 국힘당 적폐들이 무슨 수로 이길 것인가. 그놈들은 절대 못 이긴다. 승패는 결정났다.

이젠 너희 젊은이들에게 감사를 돌려준다

젊은이들은 과거 계엄에 맞서 피 흘리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앞세대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제 그 감사를 저 젊은 친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정말 고맙다. 그대들…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로 교체되는 것이 기껍고 반갑다. 지난 시대와 함께 늙어 소멸하는 것이 조금도 슬프거나 억울하지 않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94

 

목록 스크랩 (1)
댓글 3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누디블러틴트 진짜 후메잌디스♥ NEW컬러 최초 공개! 체험단 이벤트 225 12.19 71,65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59,0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65,0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49,94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06,89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20,13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79,75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4 20.05.17 5,177,26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608,15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37,6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45045 이슈 다른지역에서 많이 견학 온다는 농협 로컬푸드 매장 22:28 650
1445044 이슈 어제오늘 남태령 한강진 현장라이브를 본 덬이라면 한번쯤은 흥얼거렸을 노래 22:28 368
1445043 이슈 이긴 기념 전봉준O.S.T 듣기 🐦🐦 22:27 66
1445042 이슈 계엄령 날 이재명을 국회로 바래다줬다는 김혜경 여사 67 22:24 4,608
1445041 이슈 퐁퐁 기성작가라더니 나서서 쉴드쳐주는 동료작가 없는게 ㄹㅈㄷ 찐임... 11 22:23 2,010
1445040 이슈 ㅅㅍㅈㅇ) 보면 볼수록 정병오게 만드는 서사 미친 커플ㅠ 18 22:20 4,232
1445039 이슈 남태령역 한강진역 앞으로 해야할 것.twt 45 22:18 4,455
1445038 이슈 얼마 전 난리났던 트럼프의 '캐나다! 우리 51번째 주가 되어라' 망언에 대한 캐나다인들 의견 설문조사 6 22:18 1,693
1445037 이슈 선거유세를 가장한 콘서트를 하기위해 국회의원 한다는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 75 22:15 8,167
1445036 이슈 2년전 오늘 발매된 장르가 락오페라인 포레스텔라(forestella) <UTOPIA> 3 22:11 183
1445035 이슈 "문근영은 빨갱이 핏줄" 나체합성 국정원 ID의 근황 46 22:07 6,303
1445034 이슈 유일하게 약속을 지킨 곳이 광주였다. 그곳에서만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봉기가 일어났다 21 22:06 2,844
1445033 이슈 첫 시상식 진행인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다 라는 반응 있던 어제 KBS 연예대상 MC들 22 22:06 3,823
1445032 이슈 미국 동부 보스턴 2024년 12월 풍경 11 22:05 2,755
1445031 이슈 최근 부산의 시상식에서 탄핵 관련 언급한 최민식 12 22:05 2,239
1445030 이슈 지거전에서 ㅈㄴ 잘생긴 유연석.gif 50 22:05 3,343
1445029 이슈 트랙터 끌고 서울 입성한 전봉준투쟁단 "130년 만에 꿈 이뤘다" 217 22:03 18,001
1445028 이슈 아이브 장원영 공주 인스타 업뎃( 가요대축제) 14 22:02 1,488
1445027 이슈 처음에 우리 농민들만 왔을때 경찰들이 폭력적으로 했었는데 20대 시민들이 와주었을때 정말 큰 힘이 되어가지고 정말 코 끝이 찡할 정도의 감동했다. 우리 농민들만 있었으면 다 연행되거나 안그러면 더 무지한 탄압이 있었을텐데 우리 20대 여성 들이 지켜줘서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39 22:01 2,341
1445026 이슈 우아(WOOAH) 그게 아니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 WOW! MERRY CHRISTMAS EP.1 22:01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