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축구장을 '금녀의 구역'으로 지정했던 이란 리그에서 '금남'의 경기가 열렸다.
지난 16일 열린 세파한과 페르세폴리스의 2024-25 이란리그 12라운드 경기는 남성 관중 없이 치러졌다. 이날 경기엔 약 45,000명의 관중이 입장했는데, 모두 여성 관중이었다.
경기장을 메운 여성 관중들은 남성 관중들 못지않은 뜨거운 응원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깃발이나 머플러 등 응원 도구는 물론 홍염까지 동원해 경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이날 경기가 '금남'으로 치러진 이유는 징계 때문이다. 이란 리그 측은 지난 시즌 두 팀의 경기에서 남성 관중이 여성 관중을 모욕한 사건을 포함해 관중들에 의해 벌어진 사건 사고가 많았던 점을 고려해 이번 경기에 남성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이란은 2019년 10월 이란 대표팀 경기에 여성 관중들의 입장을 일부 허용하기 전까지 약 40년 동안 여성의 축구 관람을 금지해왔다. 오랜 기간 남성들로만 채워졌던 이란 리그 축구장 관중석이 여성들로 가득 찬 모습은 마치 하나의 상징이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역시 이란 축구계에서 여성의 입지가 크게 확대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라며 공식 채널을 통해 박수를 보냈다.
한편 다음 달 2일 열릴 풀라드와 말라반의 경기 역시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남성 관중의 출입이 금지됐다. 이 경기 역시 여성 관중들만 입장한 채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