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호랑이 내성발톱 수술 🐯 & 사자 바람이 가족 근황 🦁
https://www.youtube.com/watch?v=MVgpFwlqHLk
지난 12월 17일,
청주동물원에는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이날은
청주동물원 호랑이 ‘이호’의 내성발톱 제거 수술이
계획된 날이었습니다.
🐯
멋진 무늬에
사람을 잘 따르기로 유명한 호랑이 ‘이호’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시간만큼
김정호 수의사는 ‘이호’에 대한 마음이 각별합니다.
김정호 수의사가 다가가면
이호는 철창에 머리를 디밀며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립니다.
보통 야생동물들은 ‘아픈 기억’만 남기는
수의사를 싫어하기 마련인데
이호는 달랐습니다.
치료 후에도 김정호 수의사에게 달려오는
유별난(?) 사랑꾼 야생동물이었습니다.
아프게 해서 화난 마음보다
김정호 수의사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사이인 호랑이와 김정호 수의사.
언젠가부터 김정호 수의사는
이호가 머무는 곳을 피해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혹여 이호가 본인을 발견하고 달려올까 봐
일부러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호가 걸을 때마다
발에 통증을 느낀다는 걸
알아챈 이후부터였습니다.
이호는 2006년생.
마취가 위험한 고령동물입니다.
또 예전에 치료를 위해 마취를 했다가
경련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김정호 수의사는 이호의 내성발톱 수술을 고민했습니다.
마취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통증을 없애 줘야
이호가 남은 생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내성발톱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에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습니다.
긴장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주동물원 터줏대감 이호를 사랑하는
모든 수의사, 동물복지사의 마음이 같았습니다.
이호의 두 눈을 보며
마취 블로건을 쏠 자신이 없었기에
변재원 수의사에게 진정제 투여를 부탁했습니다.
변재원 수의사가 블로건으로 진정제를 쏘았지만
번번이 튕겨져 나왔습니다.
야생동물이 긴장하면
근육이 돌덩이처럼 딱딱해진다고 합니다.
잠들 듯하다가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경계태세가 되는 이호.
낯선 상황에 대한 경계로
잔뜩 곤두서있는 야생동물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대로 두면 건강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염려에
결국 김정호 수의사가 마취약이 든 블로건으로
이호를 잠들게 했습니다.
이호가 잠들자
수의사, 동물복지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이호의 내성발톱을 제거했습니다.
내성발톱의 원인을 찾고자
엑스레이 진단도 실시했습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깨어난 이호.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걸을 때의 불편도 통증도 사라졌을 겁니다.
수술을 마친 후
마침내 긴장을 내려놓은 김정호 수의사.
“다시 이호를 보러 갈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짠합니다.
조만간 이호는
김정호 수의사가 가까이 다가오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와 얼굴을 내밀 겁니다.
호랑이와 수의사.
이 둘의 특별한 만남이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호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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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사자 바람이 가족 근황도 알려드립니다.
사자 바람이는 먹성이 좋아져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바람이와 도도가 머무는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보호시설은
햇빛이 잘 드는 곳입니다.
겨울에도 초록초록한 풀들이 남아있는 곳이지요.
이곳에서 바람이와 도도는
태양 바라기 하며 느긋하게 앉아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난해 겨울도 무사히 지낸 바람이.
올겨울도
도도, 구름이와 함께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