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씨가 말랐다'고 해도 될 법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이후 2주 만에 여권 차기 주자들의 지지율이 폭삭 주저앉았다. 지지율 5%를 넘은 이는 전무했다. 여권 주자 모두의 지지율을 더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여당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대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 참패”라는 위기감이 흘러나온다.
2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여당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대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 참패”라는 위기감이 흘러나온다.
계엄 사태 전에도 이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지만, 여권에는 한동훈이라는 대항마가 있었다. 한 전 대표 취임 초기인 7월 4주차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22%, 한동훈 19%로 오차범위 내였다. 하지만 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이 대표 지지율은 수직 상승했고,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뚝 떨어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차 원인은 본인뿐 아니라 여권 전체를 수렁으로 몰아넣은 윤 대통령의 자폭에 가까운 계엄 선포”라며 “하지만 이후 여권에서 벌어진 탄핵 찬반을 둘러싼 내분 양상에 피로감을 느낀 보수 지지층 이탈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의 현 상황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보수 진영에는 '반기문'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었다. 탄핵안 가결 뒤인 2017년 1월 12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31%로 가장 높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20%를 기록하며 완전한 열세는 아니었다.
여권 주자들이 맥을 못 추자 일각에선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여당 대선 주자가 30%대 초·중반 득표율만 기록해도 선방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의 약점이 명확하지만, 이를 파고들 만한 대항마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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