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고 진하다. 누구나 알고 있고 모두가 존경하는 ‘위인’ 안중근이 모습이 아닌 두려움과 불안함, 슬픔, 그리고 고독 등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람’ 안중근의 인간적인 고뇌와 내면을 묵직하면서도 내밀하게 담아내 깊은 공감과 진한 울림을 안긴다. 그동안 안중근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분명 다른 결이다.
배우들도 진정성 있는 열연을 펼친다. 아프고 외로웠지만 그럼에도 꺾이지 않고 나아갔던 안중근의 얼굴을 보여준 현빈, 이번에도 그 인물 자체로 살아 숨 쉰 박정민, 뇌리에 박힐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을 완성한 조우진, 자신만의 색깔로 강단 있고 기품 있는 독립군을 빚어낸 전여빈, 현빈과는 또 다른 결의 카리스마를 뿜어낸 이동욱, 일본군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박훈까지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일본 대표 배우 릴리 프랭키도 강렬한 존재감으로 큰 힘을 보탠다.
특히 ‘하얼빈’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IMAX 포맷으로 특별히 제작된 작품으로 주요 시퀀스가 IMAX 화면을 채우는 확장된 장면으로 제공돼 특수관에서 관람한다면 보다 더 압도적인 몰입감을 체험할 수 있다. 꼭 극장에서, 되도록 특별관에서 관람하길 추천한다.
현 시국과 맞물려 곱씹게 되는 대사들도 흥미를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하는 백성들이 가장 골칫거리”라는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나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으로 나아갈 것”이라던 안중근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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