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화 속 주술과 샤머니즘을 연구해온 소설가이자 화가인 김지영 작가는 “청와대에서 혼령 맞이 주술의식이 웬말이냐”며 “꽃묶음에서 수상한 일본 무속의 냄새가 풍긴다”고 발끈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단이 손에 든 매화꽃에 대해 “매화인지 복숭아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무속과 제의에서 중요한 것은 의식 자체이지 꽃의 종류가 아니고, 매화냐 복사꽃이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꽃을 묶음으로 들고 집단적 행위체로 취임식 날 등장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어차피 매화, 복사꽃(관상용 품종인 꽃복숭아), 벚꽃은 같은 장미목・장미과로서, 모두 같은 분류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런 의식을 통해 누군가가 원하고 들이려는 대 혼백을 귀신들의 방해 없이 무사히 청와대에 들이고, 반대하는 귀신들이 설령 호국신이라 해도 잡귀로 몰아서 쫓아내려는 의식 같다”며 “언뜻 보면 귀신을 쫓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내게는 ‘대 혼령을 맞는 무속 의식’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왜 굳이 청와대를 개방하는데 ‘매화, 복사꽃, 벚꽃’ 같이 보이는 꽃의 의식을 선택했을까? 우리나라의 봄을 알리는 '진달래, 개나리'와는 다르게 ‘매화, 복사꽃, 벚꽃’은 특히 일본이 열광하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일본 무속이 살짝 엿보이는 이유다.”
그는 “게다가 이번 꽃묶음에는 모두 여성적인 ‘매듭’을 달아 걸어 놓았는데, 이런 주술적 행사는 근본적으로 여성을 위한 여성적 무속 의식으로 볼 수 있다”며 “매년 봄 여자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며 축하하는 일본의 '히나 마츠리(ひな祭り,雛祭り)'라는 독특한 문화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복숭아 꽃이 연상되는 매화 묶음에는 여성의 무탈을 기원하는 일본 문화를 담은 무속행위의 코드가 엿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면, 획일화된 단 하나의 꽃만이 아니라 수없이 다양한 꽃들을 자유롭게 들고 청와대 개방을 축하했을 것이다.”
또 “무속을 중시해왔고, 무속에 의지해왔던 윤석열 처를 위한 주술적 의식일 가능성도 있다”며 “여자의 무탈함과 행복을 기원하는 '히나 마츠리' 의식을 복제, 윤석열 처가 이 정권 동안 응당 받아야 할 수사를 하나도 제대로 받지 않고, 구속은커녕 수사 자체를 피하고 가족 전체가 법망에서 빠져나가 무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원을 담은 의식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느닷없는 일본 문화가 청와대 국민 개방을 틈타 청와대를 습격한 셈”이라며 “창경궁에서 창경원이 된 것 같은 청와대를 보고 있자니 안쓰러울 따름”이라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진정 누구를 위한 청와대 개방이 될지를 끝까지 지켜보고 물어야 한다"며, 청와대가 영부인의 전시 기획 장소가 되지 않도록 국민적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매화꽃의 형태를 재현한 조화는 동해안별신굿에 쓰이는 무구(巫具: 무당이 굿할 때 사용하는 도구)라고 풀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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