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잘나가는 감기약의 비밀... 미 FDA의 판매 중단 요청
33,359 179
2024.12.20 09:19
33,359 179
EUHpiX

▲  테라플루
ⓒ 헤일리온코리아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약국에 감기약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중에 차 형태로 따뜻한 물에 녹여서 먹는 감기약인 테라플루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테라플루는 지난 2년 동안 극심한 품절 문제를 겪고 있다. 잘나가는 감기약이 갑자기 약국에서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11월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콧물약 페닐에프린의 효과가 없다는 공식 발표와 함께 페닐에프린을 판매하는 회사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페닐에프린에 대한 효과성은 오랜 기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연구자들과 시민단체는 효과 없는 약 페닐에프린의 퇴출를 요구해 왔음에도 테라플루 등 페닐에프린을 이용한 감기약 회사들은 환자의 약 접근권 등을 이유로 20년 가까이 페닐에프린의 퇴출을 끌어왔다.

작년 9월 FDA 자문위원회에서 페닐에프린은 효과가 없다는 만장일치 결론을 냈다. 1976년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되면서 널리 사용된 콧물약에 대해 철퇴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자문위원회 결정 이후 FDA 결정까지 1년 2개월이나 걸렸다. 게다가 즉각 퇴출이 아니라 판매 중단 제안이라는 조치를 내렸다. 페닐에프린이 코감기에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 사용할 경우 부작용도 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했다면, 즉각적인 퇴출이 적절했을 것이다. 효과도 없는 약을 먹고 어지럼증이나 혈압상승 같은 문제를 겪는 환자를 위해서 말이다.

테라플루가 작년부터 품절을 겪었던 것은 사실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생겨난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가 미국에서 퇴출될 것을 우려해 재고를 관리하기 위해 생산을 줄였기 때문에 발생한 의도적 공급부족인 것이다.



코감기약 PPA, 뇌출혈의 원인이 되다

페닐에프린처럼 흔하게 쓰는 콧물약이 효과나 부작용 때문에 문제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 콘택600, 하벤에프 등 콧물약으로 널리 사용된 약들이 갑자기 사라졌던 적이 있다. 당시 코감기약에 많이 들어갔던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이 출혈성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관련 부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2000년에 퇴출을 결정했었지만,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는 곧바로 전면 금지를 취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시민단체들은 위험이 검증되었음에도 퇴출하지 않는 식약처를 비판하며, 국민들의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즉각 퇴출할 것을 요구했었다. 식약처는 추가 검증을 하겠다며 4년 가깝게 시간을 끌었고, 결국 2004년이 되어서야 최종 퇴출을 결정했다.

필로폰 제조에 사용되어 논란이 되었던 코감기 약도 있다. 바로 슈도에페드린이다. 미국 FDA는 2006년부터 슈도에페드린을 약국에서 구매가능한 일반의약품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였다.

한국에서는 2013년에 원룸 자취방에서 30대 남성 2명이 코감기약을 이용하여 필로폰을 제조하다가 적발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한국 보건당국은 슈도에페드린 고용량 코감기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였다. 하지만 저용량 코감기약은 그대로 일반의약품으로 두었고, 이후에도 슈도에페드린을 이용하여 마약을 제조했다는 기사는 간헐적으로 등장했다.


위험하다는 콧물약, 왜 한국에서는 인기일까

올해 초 유럽 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MHRA)은 고혈압 및 신장질환자에게 슈도에페드린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조치를 권고하였다. 슈도에페드린이 뇌로의 혈액 공급을 감소시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보고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과거에 2세 미만 영아들이 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콧물약을 과다 복용하여 사망했던 사고들이 많아 지금도 영유아에게 코감기약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작년 10월 프랑스 의료제품안전국(ANSM) 국장은 국영방송에 출연하여 부작용을 우려하여 슈도에페드린을 코감기약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였다.

이처럼 외국에서 콧물약 사용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다. 감기를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반대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 유행으로 코감기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약국에서 코감기약 부족 사태를 겪었다. 정부는 늘어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슈도에페드린 등 코감기약의 약값을 30%가량 인상하였고, 덕분에 공급이 늘어 우리는 코감기약을 더욱 자주 쓸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나라는 안전 문제를 우려해 코감기약 사용을 제한하는데 한국은 코감기약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한다. 왜 그래야 할까? 이번 겨울에는 코감기에 걸리더라도 웬만하면 약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보자. 소아나 고혈압, 신장질환자들은 특히 조심하자.



이동근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7013?sid=102


목록 스크랩 (13)
댓글 17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누디블러틴트 진짜 후메잌디스♥ NEW컬러 최초 공개! 체험단 이벤트 158 12.19 25,45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34,46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16,39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21,7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56,27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00,84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4 20.09.29 4,553,24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3 20.05.17 5,159,79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91,4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15,24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3234 이슈 노은결 소령의 편지 1 16:47 210
2583233 이슈 트위터 알티 타는 가요대제전 오행시...twt 16:47 108
2583232 기사/뉴스 뮤지컬 ‘시라노’ 주인공 최재림 컨디션 난조로 공연 도중 중단 16:47 135
2583231 정보 홈리스 지원 잡지 빅이슈 재정어려움으로 기부 요청 16:47 138
2583230 기사/뉴스 축구선수 나상호, 담양군에 고향사랑기부금 2년 연속 쾌척 3 16:45 120
2583229 기사/뉴스 시리아 침공 간보고 있는 터키 11 16:45 728
2583228 이슈 미연 Sky Walking 착장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착장은?.jpg 2 16:43 205
2583227 이슈 6공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자부하는 대통령 67 16:41 3,202
2583226 이슈 겹치기로 말 나오다가 결국 컨디션 난조로 공연 중단된 뮤지컬배우 최재림 166 16:38 11,057
2583225 기사/뉴스 TXT 수빈 “잘 모르던 것을 알아가고 관심 있던 분야에는 더 애정 생겨”···‘최애의 최애’ 성공적 마무리 10 16:37 526
2583224 이슈 영화 서브스턴스 "예쁜 여자는 항상 웃어야해!" 9 16:37 1,710
2583223 이슈 후보시절 수산시장에 방문한 문재인 전대통령과 김정숙여사.gif 52 16:36 2,554
2583222 기사/뉴스 혜리, 아이들 미연과 수영복 투샷‥日 온천 우정 여행 5 16:36 1,563
2583221 이슈 📢📢이번 주(12. 21. (토)) 시위 정보 총정리(하루 종일 쌉가넝) 27 16:35 1,316
2583220 이슈 ‘창작동요 100년 조수미의 크리스마스’ 조수미X온유X이지훈 등 초호화 캐스팅 3 16:34 266
2583219 이슈 최민희 의원 '한덕수는 국민의 힘과 같이 가겠다는 스텐스' 48 16:32 2,482
2583218 이슈 요즘 절실히 느낌.twt 5 16:32 1,463
2583217 기사/뉴스 김무열, 김수현 파는 짝퉁 단속한다…검사 변신 ‘넉오프’ 18 16:31 1,103
2583216 이슈 12월 14일(탄핵 가결일) 성별 연령별 여의도 생활인구 9 16:31 977
2583215 이슈 카리나 인스타 업데이트 18 16:30 1,681